꿈이 같은 사람들이 모여 설레는 첫 수업
드디어 보태니컬아트(botanical art, 보타니컬아트) 전문가 과정 첫 수업 날.. 이런 곳에서 꼭 하는 통과의례가 있다. 자기소개~!!
왜 배우려고 하는지, 어떻게 알고 왔는지, 뭐하는 사람인지 등등... 나는 교수님과의 인연에 대해서도, 이제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는 동기도 얘기했다. 4년이 넘었지만 교수님은 나를 기억하셨고 그때는 딱딱한 인상이었는데 지금은 밝아 보인다고 하셨다. 실제로 그랬으니까..
당시(2017년 3월) 전체 인원은 16명이었는데(수료생은 이보다 조금 적다.) 이 중 나처럼 문화센터 등에서 경험하고 더 깊이 배워보려고 오는 경우가 30% 정도, 미술 전공자 출신, 현 미술 전공 학생, 식물 전공자, 플로리스트(Florist), 그리고 다른 분야의 그림을 취미로 그리다가 이 분야가 좋아서 온 분 등 다양했다. 그렇지만 현재 보태니컬아트를 좋아하고 이 분야의 꿈을 갖고 있다는 것은 공통점~! 모두가 설레는 마음으로 첫 수업을 맞이했다.
전문가 과정에서는 문화센터 등에서처럼 기존 예술가들의 작품을 그대로 보고 그리는 모작을 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실물(및 사진)을 보고 그리는 연습을 주로 하고 교내 전시 및 수료 후 졸업작품 전시를 준비하는 등 진정한 창작의 과정을 경험한다.
그래서 첫 수업에서는 창작을 할 수 있는 준비가 어느 정도 되어 있는지 간단하게 체크하는 시간을 가진다. 수강생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고 강의의 수준을 맞추려는 교수님의 의도도 있을 것이다.
다양한 크기의 스티로폼 공을 나눠주시고는 각자가 알아서 배치하고 준비해온 스케치북에 연필로 스케치를 해보라고 하셨다.
구성도 잘 해야 하고, 가벼운 스티로폼의 질감도 잘 표현해야 하고, 빛의 방향과 명암 등을 잘 관찰하여 표현해야 했다. 난 나름 미술학사 학위(서울디지털대학교.. 이전 편 참조)도 있는데 왜 이렇게 힘들까.. 잠시 좌절감을 맛보았다. 내가 이런 수준이었구나.. 흑흑
그림 그리는 데에 할애된 시간도 얼마 없었다. 오전 10시 반에 수업을 시작하여 자기소개 시간을 마치고 스케치를 시작했는데 점심시간에는 인사동에서 하고 있는 전 기수의 졸업전시를 다 같이 보고 밥을 먹고 헤어진다고 했다. 마음이 조급하니 더 잘 안 그려졌고 옆으로 교수님이 지나가시는데 왜 이리 부끄럽고 창피한지..
일단 배치(구성)를 하고 사진부터 찍었다. 다 못 그리면 다음 시간까지 완성을 해오는 것이 숙제였다. 집에 와서 내가 그린 스케치를 보니 공이 동그랗지가 않고 길쭉했다. 바닥에 스케치북을 놓고 그리니 나도 모르게 원이 위아래로 늘어나 있는 것이다. 그날 집에 오자마자 못 다 그린 그림을 붙잡고 그리기 시작했는데 얼마나 수도 없이 고쳐 그리고 또 그렸던지.. 아래 그림이 그렇게 어렵게 완성한 그림이다. 잘 그린 편도 아니다. -.-;;
지금 그리라고 하면 그때보다는 잘 그릴 것 같은데.. 전문가 과정과 브런치 작업을 통해 나도 모르게 스케치 연습이 많이 되어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뚝딱뚝딱 스케치를 잘 하는 편이다. 역시 경험과 연습이 중요하다. 처음은 뭐든지 어렵다는 점.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 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