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태니컬아트] 수채화 기법 배우기
보태니컬아트(botanical art, 보타니컬아트)에서의 수채화는 일반적인 정물 수채화와는 무엇이 다를까? 내가 느낀 보태니컬아트에서의 수채화의 특징은 1. 부드럽고 매끄러운 붓터치 2. 세밀한 묘사 3. 식물학적인 접근 4. 배경의 생략 등이다.
연필, 색연필 등과 마찬가지로 수채물감으로 채색을 한다는 점만 달라졌을 뿐, 세밀함과 식물학적인 접근이라는 보태니컬아트의 본질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드럽고 세밀한 표현을 위한 보태니컬아트에서의 수채화 기법(테크닉)은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아래 그림은 교수님이 수채화 수업시간에 보여주신 그림 그리는 과정을 직접 촬영한 사진이며, 이와 함께 기법에 대한 설명을 하고자 한다.
[1. 바탕 칠하기]
1.1 붓에 깨끗한 물을 흠뻑 묻혀 색칠할 부분에 칠한다. 금방 마르지 않도록 약간 흥건하게.. (연필선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조심! 연필선은 나중에 채색을 마친 후 지우면 된다.)
1.2 (물칠 전에) 바탕이 되는 연한 초록색을 팔레트에 묽게 많이 만들어 놓고, 물칠 한 부분에 물감을 칠한다.(물칠 해놓은 부분에만 물감이 머물고 밖으로는 나가지 않는다.)
--> 이렇게 물칠을 먼저 하고 색을 칠하는 것을 습식(wet-on-wet)이라고 하며, 물칠을 하지 않고 바로 색을 칠하는 것은 건식(wet-on-dry)이라고 한다. 습식은 넓은 부분을 칠할 때, 부드럽게 표현되어야 하는 경우 많이 사용하고 경계 부분 등 정확하게 칠해야 하는 부분, 세밀하게 칠하야 하는 부분에는 주로 건식으로 칠한다.
[2. 밀어내기와 닦아내기]
2.1 물감을 퍼트릴 때에는 좀 더 진한 부분과 연한 부분을 생각하면서 붓으로 물감을 밀어내서 진해야 하는 부분으로 물감의 농도가 더 짙어지도록 하고 옅어야 하는 부분으로는 물감이 적게 가도록 한다.
2.2 잎에서 밝은 부분은 칠하지 않고 희게 남겨놓아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물이 마르기 전에 물기 없는 깨끗한 붓으로 닦아내면 된다.
** 잎맥은 남겨놓고 칠하는 것보다 얇은 붓으로 닦아내는 것이 더 자연스럽게 표현된다.
3.1 바탕을 칠한 후, 처음 물칠 한 물이 다 마르기 전에 아주 진한 부분을 찾아 진한 색으로 덧칠을 해놓으면 크게 강약이 구분되어 이후 표현하기가 수월하다.
※ 만약 종이에 물이 마른 상태라면 더 이상 덧칠을 하지 말고 완전히 다 마른 후에 다시 물칠을 하고 색을 올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얼룩이 생기거나 색이 탁하게 올라갈 수 있다.
3.2 색을 올릴 때 자연스럽게 올리려면 물의 농도 조절과 그라데이션이 중요한데, 물칠 후 물감을 떨어뜨려 색칠을 할 때 물기 적은 깨끗한 붓으로 그 위에 붓질을 하면 종이에 칠해지는 물감의 농도를 조절할 수 있고(붓이 물기를 흡수하므로)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톤변화)이 가능하다.
이렇게 습식으로 물칠 -> 색칠 -> 붓질 -> 말리기 과정을 반복하여 색을 올려 원하는 색과 양감, 음영을 모두 표현한다.
음영 표현까지 어느 정도 끝났다면 마지막으로 세밀한 표현으로 들어간다. 세밀한 표현을 할 때에는 얇은 붓을 사용하여 건식으로 하는 것이 편하고 좋다. 건식으로 하면 물기가 적어 붓을 컨트롤 하기 쉽고 번짐을 막을 수 있다. 사실 아래의 잎 그림은 세밀한 표현이 더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지만 시간 상 마무리된 상태이다.
위의 방법이 정답은 아니다. 세밀한 표현을 위해 바탕을 칠할 때를 제외하고 대부분을 건식으로만 그리는 분들도 있다. 물감의 농도를 잘 조절할 수만 있다면 건식만으로도 깔끔한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궁금한 분들을 위해 내가 사용하는 수채화 재료들을 소개하면서 마무리한다.
수채화 종이 : Extra White·Hot Pressed(세목)·300g/㎡·140lbs
물감 : 쉬민케 호라담 48색, 미션 골드클래스 36색(나팔꽃과 코스모스, 그림 겨우 2개 그린 후 오래되어 굳었다는 핑계로 쉬민케로 바꿈)
붓 : KUM 1,2,4,6,8호 (주로 4호, 세밀한 표현 시 1,2호 사용)
물통 2개 (붓 빠는 용도, 물 칠하고 물감 섞는 용도)
팔레트 (접시에 해도 된다.)
키친타월 : 붓의 물기를 덜어내거나 없애는 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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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에서는 제가 그린 수채화 그림들과 그리는 과정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