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태니컬 아트.. 식물 공부는 필수! 백합 분해하여 그리기
보태니컬 아트(botanical art, 보타니컬 아트)는 botanical illustration, botanica painting이라고도 불리는데, 'botanical(식물학의, 식물의)'의 뜻대로 식물학적으로 접근하여 정확하고 세밀하게 표현하는 예술분야이다. 즉, 아름답거나 훌륭하게 그리지는 못해도 대상이 되는 식물에 대해 왜곡을 해서는 안될 것이다.
내가 식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회상해보면 당시 국민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방학 숙제로 연구과제를 하나씩 정해서 해가야 했는데 나보다 세 살 어린 동생의 과제를 위해 아빠, 동생과 함께 동네 나무들의 잎을 하나씩 채집해서 말려서 붙이고 특징들을 적어 과제를 완성했었다. 식물과 친해진 건 그때부터였던 것 같고 그 이후로는 사는 게 바빠서 잊고 지내다가 결혼 후 집에서 화초들을 키우게 되면서 다시 살아났다.
아래는 결혼 3년차였던 2005년 5월의 내 스케치북인데, 누런 스케치북 40여 장이 식물 이야기로 꽉 채워져있다. 지금 보면 웃기지만 그 당시에 얼마나 식물에 푹 빠져있었는지 느낄 수 있어서 소중한 추억의 물건이다.
나는 2004년부터 이미 블로그를 쓰고 있었는데 이렇게 원시적으로 스케치북에 사진을 붙이고 그림을 그리고 펜으로 설명까지 적어놓고 했던 건, 아마도 그때에도 지금처럼 종이에 식물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였던 것 같다. 운명적인 이 느낌은 뭘까? 하하하
이때부터 하게 된 나의 식물 공부는 지금까지 틈틈이.. 중간에 많이 쉬기도 했지만 계속돼 오고 있다. 예전에는 주로 도서관에 가서 식물 책을 빌려보았지만 요즘은 블로그와 여러 지식정보를 제공해주는 사이트들 덕분에 식물이름도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고 각각의 식물들에 대해서도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세상에는 식물 박사들이 정말 많다.
올해 3월부터 시작하게 된 '보태니컬 아트 지도자 과정(강사과정)'에서는 '전문가 과정'에서보다 좀 더 진화된 학습을 하는 중이다.
3월에 진행되었던 수업에서는 꽃을 분해하여 세밀하게 그려보는 수업과 함께 꽃을 구성하고 있는 각 기관들에 대해 알아보고 잎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가 되는 과정 등 식물의 전반적인 생애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스스로도 얼마나 공부를 많이 했던지.. 공부한 내용을 수업시간에 발표까지 했을 정도이니.. 학창 시절보다 더 열중했던 것 같다.
아래는 그때의 수업 풍경이며,
아래는 내가 연필로 그린 관찰 스케치와 백합 분해도이다.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보태니컬 일러스트레이션 작품을 이렇게 완성했다.
백합을 직접 분해하고 관찰하면서 그림을 그리니 식물학자가 된 기분이랄까.. 중.고등학교 생물시간에는 왜 그렇게 졸기만 했을까? 지금은 이렇게 재미있는데.. 역시 공부는 필요할 때, 하고 싶을 때 해야 잘된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내가 그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니까 어떻게든 조금씩 성장한다. 과정은 힘들 수 있지만 조금씩 이뤄가는 기쁨이 있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