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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실 Aug 11. 2017

동네꽃#3 접시꽃.. 접시같은 씨앗을 품다

도종환 시인의 '접시꽃 당신'을 떠올리며

접시꽃은 도종환 시인의 시 '접시꽃 당신'으로 잘 알려진 꽃이지만 아직 실제로 보지 못한 사람들도 많을 것 같은, 그리 흔한 꽃은 아닌 듯 하다. 나도 우리 동네에서는 이번에 처음 접시꽃을 보았는데 무척 반가웠다.

접시꽃. 2017. 6. 6. 동네에서 촬영

접시꽃은 무궁화와도 비슷하게 생겼지만 한 줄기로 곧게 올라오면서 꽃이 피는 모양이 무궁화와는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무궁화는 나무로, 여러 줄기가 나고 여기 저기 꽃이 피는 모양새다. (요즘 무궁화가 정말 예쁘게 많이 피어 있다. 무궁화가 접시꽃 보다는 확실히 흔하다.)

 무궁화. 2017. 7. 8. 동네에서 촬영

접시꽃의 색은 붉은색, 분홍색, 흰색, 노란색 등 여러 종류라고 한다. 우리 동네에서도 진분홍색, 흰색 접시꽃이 6월에 다른 쪽에 확 피었다가 시들었는데 이 분홍색 접시꽃은 정말 오래간다. 6월에 피어서 8월인 아직까지.. 내 그림의 모델로써의 사명을 다하는 것 같아 고맙다.^^


지금은 그 많던 꽃봉오리들이 대부분 꽃을 다 피우고 시들해져서 다음 생애를 위한 씨앗을 품고 있다. 꽃받침들이 갈색으로 오므라져서 작은 씨앗들을 여러 개 품고 있는데 그 씨앗의 동그랗고 얇고 납작하게 생긴 모양이 접시와 비슷하다고 하여 '접시꽃'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꽃이 시든 후 씨앗을 품고 있는 접시꽃의 모습. 2017. 7. 30. 동네에서 촬영

다른 식물들의 씨앗 모습과는 좀 다르게 접시꽃의 씨앗은 동전처럼 납작한 게 차곡차곡 겹쳐져 있는 모습이 신기하다.


접시꽃을 그리면서 재미있었던 것은 꽃 하나에 잎이 꼭 한 장씩 쌍으로 붙어 있는 모습이었다.

연두 꽃봉오리와 잎 한쌍. 그리고 막 태어난 애기 봉오리들의 모습도 보인다. 에구 귀여워라~
꽃이 피기 전 꽃봉오리와 잎 한 쌍
분홍 꽃잎이 살짝 보이는 꽃과 잎 한 쌍
분홍 꽃잎이 조금 더 많이 보이기 시작한 꽃과 잎 한 쌍
꽃잎이 다 드러나긴 했지만 아직 활짝 피지는 않은 상태의 꽃과 잎 한 쌍
꽃잎이 벌어지기 시작한 상태의 꽃과  잎 한 쌍
활짝피기 직전 상태의 꽃과 잎 한 쌍. 이때가 제일 예쁘다.
꽃이 이미 떨어지고 씨방만 남은 상태 그리고 잎 하나, 이렇게 한쌍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자연의 신비로움이랄까.. 그래서 하루에 꼭 한 쌍, 아니면 두 쌍씩 완성을 해 나갔다. 한 쌍 그리는 데에는 대략 두 시간씩 걸린 것 같다.


보태니컬 아트(botanical art, 보타니컬 아트) 작품으로는 아직 미흡하지만 작품스럽게 구상하려고 나름 고심하였고, 독자들에게 빨리 선보이고 싶어서 구상부터 스케치, 채색까지 모두 일주일만에 완성하느라 약간의 압박은 있었지만 꽃과 잎을 한 쌍씩 완성해가며 즐거움도 여러 번 맛볼 수 있어 좋았다.

접시꽃. 2017. 8. 9. by 까실 (A3사이즈, 종이에 색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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