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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실 Aug 20. 2017

동네꽃#4 비비추.. 잎은 나물로 먹어요

옥잠화와 비슷해서 자옥잠이라고도 불리는 보라색 꽃

이름이 귀여운 비비추는 여름인 요즘 동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꽃 중의 하나다. 우아한 보랏빛(또는 자줏빛)이라 눈에 확 들어오고 백합과에 속하는 꽃의 아름다운 자태가 눈길을 끌지만, 그 꽃이 금방 시들어 오므라져 꽃대에 축 쳐진 채로 붙어있는 모습이 화려한 꽃들의 말로를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까워 보인다. 차라리 시들어 떨어져 버리는 편이 나을 것 같은데..

비비추. 2017. 7. 30 동네에서 촬영

비비추의 잎은 여린 잎이 나올 때 삶아서 나물을 해 먹는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어렸을 때 나물로 먹어봤던 '질경이'와도 비슷하게 생긴 것 같다. 잎의 크기는 질경이 보다 훨씬 크지만 말이다. 비비추 잎은 솜털이 없고 광택이 반짝반짝 나는 게 특징인데 시간이 가면서 점점 광택을 잃어간다. 

                                                                                                          

이번 그림에서도 잎의 광택을 표현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는데 광택(빛) 표현은 그린 계열 색을 칠할 때 그 부분을 비워두고 칠한 후 위로 색연필이 스쳐가듯이 살짝 칠해 주거나 흰 공간 양쪽에서 약해지는 가는 선들이 만날 듯 말듯하게 그려주면 된다. 아주 희게 보이지 않고 푸르스름하게 보이는 경우도 많으니 그럴 때에는 그 위에 푸른 계열 색을 살짝 올려준다.(예를 들면, 파버카스텔 sky bule(146번))

요즘 비비추와 함께 동네에 많이 피어있는 꽃이 옥잠화인데 비비추와는 사촌지간 같다. 옥잠화는 꽃의 색이 희고 잎이 비비추보다 조금 넓적하고 크지만 모양이 아주 비슷하게 생겼다. 그래서 비비추를 '자옥잠(紫옥잠)'이라고도 한다. (시기적으로 비비추 꽃이 옥잠화보다 먼저 핀다. 요즘 비비추는 시든 꽃이 많이 보이고 옥잠화는 아직 봉오리가 많다.)

옥잠화 꽃봉오리. 2017. 8. 7. 동네에서 촬영

보태니컬 아트(botanical art, 보타니컬 아트)의 특성상 그림을 그릴 때 식물을 아주 자세히 관찰하게 되는데, 이번에 그림을 그리면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은 비비추 잎은 줄기에서 나오지 않고 뿌리(흙)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꽃대에는 꽃받침과 꽃봉오리(꽃)만 달려있다. 옥잠화도 동일하다.

아래 그림에서도 보듯이 꽃이 나오는 꽃대와 잎이 서로 붙어 있지 않고 따로 떨어져서 나와 있다. 함께 그려진 꽃과 잎들이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점.. 즉, 부모가 같은지는 알 수 없다는.. ㅎㅎ


그림도 그리고 식물 공부도 하고.. 그림 그리면서 식물과 더 친해져서 즐겁다!


비비추. 2017. 8. 20.  by 까실 (A3사이즈, 종이에 색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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