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사찰이나 양반집 마당에서만 키우던 고급스런 꽃나무
동네 여기저기에서 여름 내내 끊임없이 꽃을 피워 우리를 즐겁게 해 준 능소화가 알고 보니 중국에서 건너온 관상용 덩굴 꽃나무.. 소박하고 정겨워 보이는데 옛날에는 사찰이나 양반집 마당에서만 키울 정도로 고급스러운 나무였다고 한다. 꽃 모양은 나팔꽃과도 비슷하다. 그래서 영어 이름도 "Chinese trumpet creeper("중국 트럼펫 덩굴식물")이다.
위의 능소화와 조금 다르게 생겼지만 아래와 같은 능소화도 있다. 꽃 몸체가 좀 더 길고 날씬하고 색이 더 붉고 진하다. 개인적인 느낌은 위의 능소화는 동양적이고 아래 능소화는 서양적인 느낌이랄까.. 이번 그림은 위의 능소화를 대상으로 그림을 그렸다.
보태니컬 아트(botanical art, 보타니컬 아트)는 식물학과 예술이 복합된 분야로, 많은 보태니컬 아티스트들은 식물학에도 정통한 사람들이 많고 그들은 그들의 작품에 대상 식물의 생애를 포함하는 다양한 개체와 모습(예를 들면, 꽃받침을 포함한 봉오리, 암술과 수술이 보이는 활짝 핀 꽃(꽃잎), 시든 꽃, 줄기, 잎, 뿌리, 열매, 씨, 정면, 측면, 뒷면 등)을 담아내려는 노력을 한다. 가능하면 다양한 모습을 그림에 담고 싶어서 많은 사진을 찍었고 운 좋게도 다양한 모습이 담긴 컷을 찍을 수 있었다. 구성 후 스케치를 마친 후에는 완성된 작품을 상상하며 가슴이 설레었다.
꽃을 피우기 전, 꽃받침이 열리지 않은 상태의 꽃봉오리의 모습은 이렇다. 꽃받침이 열려야 주황빛 꽃봉오리가 보인다.(아래 그림 참조) 한 줄기에 달린 꽃봉오리가 이렇게 많으니 여름 내내 꽃을 볼 수 있는 것이겠지..
아래는 꽃받침이 열리고 꽃잎들이 활짝 피기 전 꽃봉오리의 다양한 모습들이다.
활짝 핀 꽃을 그릴 때에는 떨어진 꽃을 집에 갖고 와서 자세히 관찰하면서 그렸다. 덕분에 꽃이 세밀하게 잘 그려진 것 같다. 하나의 암술과 네 개의 수술, 핏줄처럼 보이는 꽃 잎맥을 자세히 묘사하려고 애썼다.
꽃이 떨어지고 나면 씨방과 연결된 암술과 꽃받침만 남는다. 연둣빛 꽃받침의 안쪽이 노란빛이 나서 이 모습조차도 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래는 밑 색을 칠한 후 진한 색으로 명암을 표현하는 모습이다.
완성된 그림은 실물보다 더 동양화스럽다. 민화같은 느낌도 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