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태니컬아트 수채화, 초롱꽃
여러 꽃들이 순서 없이 한꺼번에 피어 눈과 손이 바빴던 봄이 가고 여름이 되니 동네에는 눈에 띄는 꽃들의 수가 확 줄었다. 흔한 망초꽃과 자주달개비, 애기똥풀 꽃은 여전히 동네를 지키고 있긴 하지만, 새로운 주자를 기다렸다고나 할까.. 그러던 차에 이 어여쁜 초롱꽃이 필자의 눈에 확 들어왔다. 드디어 네가 피었구나..
필자의 사진 폴더를 보면 초롱꽃은 2012년도부터 등장하는데 그때는 필자가 막 보태니컬 아트를 시작하던 때라, 동네에서 이 꽃을 처음 보고는 너무 그리고 싶었고 그 이후로 볼 때마다 매년 많은 사진을 찍어놓았었다. 그리고 그 소망을 지금 이루게 된 것이다.
초롱꽃은 6~8월 여름에 피는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꽃인데, 망초꽃이나 애기똥풀처럼 동네에서 그렇게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은 아니다. 종모양 같기도 하고 초롱(초롱불) 모양을 닮아서 '초롱꽃'이라 이름 붙여졌다고 하는데 흰색 또는 연둣빛, 자줏빛이 도는 초롱꽃을 볼 수 있다.
여러 송이가 들어간 작품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환절기라 체력도 떨어지고 초롱꽃이 지기 전에 완성하고 싶은 마음에 꽃 두 송이만 그림에 넣기로 했다. 자줏빛이 많이 도는 아래의 초롱꽃들이 이번 작품의 주인공이다.
사진 찍고 얼마 되지 않아서 설레는 마음으로 이렇게 빨리 스케치는 해 놓았지만..
A4 사이즈 반밖에 되지 않는 그림이라서 얕본 것도 좀 있고 좋지 않은 건강 핑계 대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제야 완성을 했다. 사실 보태니컬 아트(botanical art, 보타니컬 아트)는 세밀하게 그리는 그림이라서 시간을 오래 들이고 정성스럽게 그려야 결과물이 좋은데 서툰 수채화 솜씨로 여섯 시간 정도밖에 투자하지 않은 그림이라 결과가 썩 만족스럽지는 않다. 그래도 동네에 초롱꽃이 생생하게 피어 있을 때 이 그림을 선보일 수 있어서 기분 좋다. 그걸로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