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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실 Aug 02. 2018

동네꽃#16 원추리.. 나리꽃이 아니에요!

색연필로 그린 보태니컬아트, 원추리

동네에 6월 말부터 피기 시작한 여름꽃 원추리는 흔한 꽃임에도 불구하고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많은 꽃이랄까.. 나도 '옛날 사람'이라 봄에 원추리 여린 잎을 나물로 해 먹는다는 것알고 있고 실제로도 먹어본 사람인데 올해 처음 꽃을 봤을 때 이름이 바로 떠오르지 않아서 나리꽃이라고 부를 뻔했으니 말이다. (원추리도 백합과 식물이니 백합의 우리말인 '나리'를 붙여 '나리꽃'이라고 부르는 게 아주 틀렸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제 이름을 불러주는 게 예의!!)

원추리. 2018. 7. 2. 동네에서 촬영

'참나리'를 비롯하여 '나리'가 들어간 '백합과' 식물은 너무 많아서 일일이 다 비교해 볼 수는 없을 것 같고 동네에 원추리와 함께 많이 피는 '참나리'만 보여드리면.. 잎이 원추리처럼 길지 않고 짧다. 꽃잎 무늬가 징그럽다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꽃도 언젠가 '동네꽃'에 이름을 올리리라.

참나리. 2018. 7. 12. 동네에서 촬영

원추리도 지난 동네꽃인 '제비꽃'만큼이나 그 종류가 많아서, 최근에 국립수목원과 모 식물원에서 함께 원추리 도감을 발간했다는 소식을 접할 정도이다. 이번에 원추리 그림을 그리면서 내 그 주인공이 '왕원추리'라는 것은 알았지만 인터넷에 정보가 그리 많지 않아서 그동안 보아온, 모양이 조금씩 다른 원추리들의 종류를 모두 파악하는 것은 포기했다. 그래서 사진 정보는 그냥 원추리, 왕추리로만 명시하였다. (나중에 원추리 도감을 구해서 봐야겠다. 혹시 정명을 아시는 분은 알려주시길!!)

원추리. 2012. 7. 9. 동네에서 촬영
왕원추리. 2012. 7. 18. 동네에서 촬영
원추리. 2018. 5. 18. 제주 중문에서 촬영
왕원추리(겹꽃). 2018. 6. 28. 동네에서 촬영
왕원추리. 2018. 6. 29. 동네에서 촬영
원추리. 2018. 7. 26. 동네 대모산 공원에서 촬영

이번 편도 제비꽃처럼 식물 위주의 글이 되어가는 분위기.. 분위기 전환하여 이제 그림 이야기로 들어가 본다.

위의 사진에도 있지만 2012년에 저 어여쁘고 귀여운 원추리 꽃을 보고는 너무 반해서 꼭 보태니컬 아트(botanical art, 보타니컬아트) 작품으로 그려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6년이 흐른 지금 비로소 작품이 나오게 되어 감개무량하다. 단, 그 귀여운 원추리가 아니고 올해 6월 말에 찍힌 두 종류의 '왕원추리'가 모델이라는 것은 좀 아쉽지만..

왕원추리 스케치. 2018. 7. 10. by 까실

이렇게 스케치를 해놓고 색연필과 물감 중에 고민을 하다가 색연필을 선택했는데..

왕원추리 작업 과정 (꽃 그리는 중)
왕원추리 작업 과정 (잎 그리는 중)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잎 부분 덩어리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멘붕이 오기 시작했다.

딱 보기에도 뭉치가 왼쪽으로 치우쳐 보이는 게 구도가 매우 어색스럽다. 잎 부분 스케치를 너무 대충해서 마무리한 탓이었다.


그래서 결국 잎 부분을 추가 보완하였는데, 채색할 양은 더 늘어나 버렸고 상상으로 그려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폭염경보가 내려진 푹푹 찌는 날씨까지 더해 몸과 맘이 지쳐갔다. 내가 좋아하는 식물 그림을 그리면서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되는데..

왕원추리. 2018. 8. 1. by 까실 (A3, 종이에 색연필)

하지만 고생한 덕분에 교훈을 얻었다. 스케치할 때에는 채색을 좀 더 고려해서 신중하고 완성도 있게 할 것! 그리고 채색할 분량이 많은 그림은 색연필보다는 물감을 사용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이번 작업을 하면서 그 많은 초록 계열 색연필들이 모두 몽이 되어버렸다. (작업 중간에 색연필을 더 사놔야 하는지 고민하기도..)

색연필 그림은 색을 더 올리고 더 다듬으면 좋아지는 편인데 손을 더 대기가 싫어서 이 정도에서 마무리를 했다. 좋아하는 일 하면서 스트레스받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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