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바귀는 뿌리를 먹는 식물로 잘 알려져 있다. 잎도 먹는다고 하는데 주로 씀바귀는 뿌리, 고들빼기는 잎과 뿌리를 같이 먹었던 것 같다. 자잘한 씀바귀 뿌리들을 깨끗이 씻어서 살짝 데치고 고춧가루 조금, 고추장 조금, 식초, 설탕, 마늘 등의 양념을 하여 조물조물 무쳐서 먹으면 쌉싸름하면서 새콤달콤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글을 쓰는 지금도 군침이 돈다.
이렇게 반찬으로 먹는 씀바귀가 동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식물이었다는 사실을 안 건 그림을 그리면서부터다. 초록의 잎보다는 꽃이 눈에 잘 띄기 때문에 길가에 피어있는 꽃을 보면 눈길이 가고 모르는 꽃이면 찾아보는 게 일상이 되었다. 그 덕에 씀바귀 꽃도 알게 되었다.
노란 씀바귀 꽃이 동네에 한 가득 피어있는 모습. 2017.5.3.
봄에도, 여름에도, 가을인 요즘에도 동네에서는 씀바귀 꽃을 쉽게 볼 수 있다. 알아보니 씀바귀도 여러 종류가 있어서 봄에서 여름까지 꽃이 피는 씀바귀가 있고 가을에 꽃이 피는 씀바귀도 있다고 한다.
씀바귀 꽃은 노란색 작은 들꽃이라서 언뜻 보면 민들레와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꽃잎이 민들레보다 작으면서도 숱이 적고 꽃줄기가 가늘고 길어 하늘하늘하고 여린 느낌이 든다.
씀바귀. 2018.4.29. 동네에서 촬영
씀바귀. 2019.4.24. 동네에서 촬영
씀바귀. 홀로 피어있는 꽃이 쓸쓸해 보인다. 2017.10.24. 동네에서 촬영.
이번 그림의 주인공은 올해 9월에 동네에 피어있던 씀바귀 꽃이다.
그림의 주인공이 된 씀바귀. 2019.9.27. 동네에서 촬영
그림의 색을 칠하기 전, 스케치 상태가 특히 맘에 들었다. 몇 년 동안 사진으로만 눈독을 들여오다가 드디어 스케치북에 옮겨놓으니너무나 흐뭇했다.
2019.10.18. 씀바귀 스케치를 끝낸 후
2019.10.26. 씀바귀를 그리며..
조금씩 색이 입혀지고 종이 위에서 어여쁜 씀바귀 꽃이 조금씩 피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입가에 절로 미소가.. 가을의 막바지로 가는 요즘, 동네에서는 이제 씀바귀 꽃이 드물게 보이지만 내 방, 내 작업대에서는 지지 않는 씀바귀 꽃이 예쁘게 피어나고 있으니 흐뭇할 수밖에.. 이 맛에 그림을 그리는 거지.. 흣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