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과연 단지 몇 가지의 유형으로 나눌 수 있을까?
개인 주의자라는 단어가 주는 거부감이 있지만...!
몇 년 전에 기회가 있어서 몇 차례 상담을 받으러 다닌 적이 있다.
나 자신도 몰랐던 나에 대해 알게 됐던 상담을 마치고 혹여나 잊어버릴까 봐 적었던 글을 다시 여기에 적어보려고 한다.
저번에 했던 성향 테스트에서 나는 '예술가형'이라고 나왔다.
요약해보면, 이들의 에너지와 주의는 내면을 향해있고 이들이 가지고 있는 영역은 너무 깊어서 완벽하게 다 다룰 수가 없다고 한다.
그렇지만 무언가에 빠지게 되면 그 정도가 그만큼 깊다는 결론.
언젠가 나에게 에너지가 내면으로 향해있는 사람이라고 말씀해주신 분이 있었는데 그건 성격이 내성적이냐 혹은 외향적이냐를 떠나서 에너지 방향의 문제이기 때문에 어떻게 아셨을지 더더욱 놀라울 따름이다.
평생을 내가 독특하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오지 않았는데 이번에 상담을 해본 결과, 환경과 주위 사람들에 의해 나의 독특함을 거기에 맞게 깎고 맞춰가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나왔다.
이전에 내가 무언가 했던 것 들에 대한 주변의 부정적인 반응의 결과라고 하나?
그래서였을까. 나는 '내 마음'과 '남들 기준에 맞추는 것' 사이에서 끙끙거리면서 속으로 참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며살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예민하고 감정적이고 유행에 민감하고 예술적이고 교양 있고(..?!) 독창적이지만, 단점은 우울하고 소유욕 많고 움츠러들고 자기학대적이라고 한다.
거기에 난 플러스로 또 다른 성향을 띄고 있는데, 그건 관대하고 생각이 많고 이해심 많고 동정심 많고 적응력이 뛰어나고 사랑을 나누어 주는 성향이라고 한다. 추한 것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한다고...
뭐가 이리 복잡한지 좀 어렵지만 다른 사람의 내면 안에 있는 깊고 섬세한 감정과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은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다.
하지만 지금 나의 삶은 건강한 쪽 보단 스트레스받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한다.
현재 모든 면에서 조력자(helper)의 역할에 많이 취중 되어있는데, 그 안에서 적응은 잘하겠지만 나의 독특함과 개성이 깎여져서 나에게 스트레스가 되려 된다는 것..
나는 내가 리드하여 추진력 있게 일을 해 가면서 살아있음을 느끼는 케이스라 어떤 일이든 힘들더라도 그 끝의 짜릿한 성취감 때문에 행복해한단다.
또 합이 맞는 사람과 뭔가를 해낼 때 무엇보다 가장 기뻐한다고 하니 말 다했지.
앞으로 좀 더 이상적이고 목표지향적인 삶을 살아간다면 스트레스가 아닌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하니 노력해봐야겠다.
나도 이렇게 생각 많고 한번 꽂히면 머리가 터질 정도로 그 생각만 하고 한 없이 생각의 생각 속에 빠져들어가는..
(요즘에야 그걸 작업물로 만드니 해소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 감정적이고 예민한 내가 별로였지만 내 자신을 알아가면서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이걸 장점으로 이용해서 뭔가 다르게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은 경험이 되었던 상담이었다.
물론 사람은 누구에게나 내가 적은 것과 같은 비슷한 면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특히 더 이 쪽에 치우쳐져 있는 나는..
어떤 유형의 사람과 짝짝꿍일까? 이런 날 감당해주며 함께 으쌰 으쌰 할 건강한 서포터 있나요..?
절 왜 이렇게 예민하고 특이하게 만드셨나요 하나님!
요즘 상담받으면서 느끼는 건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살아가는 것 같다.
자신을 앎으로써 하나님이 주신 자신만의 특별함으로 섬길 수 있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들도 자신을 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 시기엔 저번 글에도 썼듯이 남편과 잠시 헤어져있던 시기여서 그런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힘들어하던 때였다.
그리고 무언갈 리드해야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했는데, 상담 후 몇 년 사이에 내 삶의 방향도 그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왔다는 걸 느낀다.
포토그래퍼로 활동하면서 촬영이며 디자인이며 보정이며 모든 걸 내가 결정하고 책임지고 해야 하는 면에서 힘이 들지만 정말 행복하다. 리더가 되는 건 정말 손이 떨리고 두렵지만 리드를 해야 행복하다니... 참 아이러니하다..ㅎㅎ
그래도 계속 나 자신을 알아가고 그에 맞게 깎이고 다듬어져 가면 언젠간 아랫 세대의 사람들에게 지혜로운 조언 몇 마디를 해줄 수 있는 멋진 어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