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글을 쓴 게 어느덧 햇수로 4년이 되었다.
그동안 촬영을 다니며 바쁘게 지냈다. 특히 연말에는 Christmas or Holiday session이 많아서 촬영 다녀오고 시간맞춰 보정하고 완성된 사진을 전달하고 나면 정말 진이 다 빠진다..
그렇게 폭풍같이 정신없이 바쁘던 연말 촬영을 마치고 남편과 떠난 몬트리올 여행에서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는데 그 때 사랑스러운 아이가 우리 부부에게 와 주었다. 그리고 그 아이를 품에 안은 지 벌써 1년 하고 4개월이 흘렀다.
그래서 내가 그동안 느낀 아이에 대한 사랑을 적어보려고 한다.
아이가 생긴 걸 처음 알았을 때, 내 안에 생명이 살고 있다는 것이 너무 황홀해서 이제 막 배아가 되었을 아이에게 애정이 마구마구 피어났었다. -처음엔 딸이었으면 해서 아들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굉장히 당황했지만 지금은 아들이라는 게 너무 좋아-
그렇게 9개월을 기다려 품에 안은 나의 사랑하는 아들은 처음 만난 그날부터 지금까지 나를 여러 방면으로 정말 많이 변화시키고 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또 적어봐야지.)
병원에서 스와들에 꽁꽁 싸매어져 작은 바구니 안에 누워있는 아기를 보니 '너를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해 줄 수 있어'라는 마음이 들었다. 서로 살을 맞대고 육아의 피곤함과 기쁨을 함께 맛보며 모성애가 생겨난다고 하던데 나는 이 소중한 생명이 내 몸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그런 마음이 생겨서 신기하더라.
내가 이렇게 사랑이 넘쳐나는 사람이었던가? 기본적으로 사랑은 있다고 생각해 왔어도 상황에 따라 심할 정도로 사랑이 없어져버리는 그런 소용돌이 같은 나였는데 말이야.
어느 날 아기의 배꼽에서 탯줄이 떨어졌을 때는 엉엉 울기까지 했다. 나와 하나로 이어져있던 저 탯줄이 이제는 떨어져 나에게로부터 독립적인 존재가 되었으니까. 이제 나와 넌 더 이상 한 몸이 아니니까.
하지만 아기는 나를 위해 태어난 게 아니고 난 이 아이를 세상 누구보다 사랑해 주고 잘 양육하여 세상에 내보낼 역할을 맡은 거 기에 얼른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
지금은 일을 쉬고 온전히 육아에만 전념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묻는다.
"육아가 많이 힘들지?"
"너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우울감에 빠질 수도 있어. 그렇지만 힘 내!"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도 전혀 힘들지 않고 오히려 매일매일이 나에게 주어진 상 같다. -물론 지금은 아기가 한 살이 넘으며 wild one이 되어가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살짝 힘들어지는 게 있다만-
크리스천으로서 천국을 소망하고 있지만 이것이 작은 천국일까 싶을 정도로 이 아이가 주는 기쁨은 세상의 그 어떤 것으로도 표현할 수가 없는 것 같다.
어떻게 이 아이가 내 몸에서 자랐고 또 나와서 나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걸까?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도 눈가에 주름이 질 정도로 웃게 되는 나의 모습이 좋다. 눈가 주름이 깊어지는 만큼 아이에 대한 나의 사랑도 깊어지고 있다. 그리고 웃는 주름이 지는 건 좋잖아!
언제 저리 컸는지 혼자 앉아있는 뒷모습을 바라볼 때, 길어진 다리를 다 못 펴서 침대에 끼여 쌔근쌔근 자고 있는 모습을 볼 때면 늘 다짐하게 된다.
"너에게 정말 온전한 사랑을 주어서 네가 이 험한 세상을 헤쳐나갈 때에 그 사랑을 발판 삼아서 자신감 있게 살아가게 해 줄게"
사랑이 많고 애교도 많고 기도한 대로 웃음도 많은 행복한 너를 만난 엄마 아빠는 정말 행운이야.
너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기뻐할 수 있는 축복의 통로가 되길 기도해-!
• 이 글은 아이가 16개월이 됐을 때 작성해 두었던 글이다.
수정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이제야 올리는데 아이는 2주 뒤면 벌써 두 살이 된다.
이제야 조금 100% 육아 모드였던 내 뇌도 슬슬 정상으로 돌아오는지 조금씩 여유가 느껴진다.
글 솜씨는 없어도 내 생각을 글로 쓰는 게 좋다.
앞으로 꾸준히 더 많은 이야기를 기록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