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 커튼을 달아야지"
마스다 미리의 책에서 본 문장인데
그녀의 의도가 뭐였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바쁠 때마다 외치는 말로 쓰고 있다
끝없는 수정 요청에 눈코 뜰 새 없이 오후 시간이 흐르고
시안 피드백을 기다리는 10분,
일하는 건 아니지만 일을 안 하는 것도 아닌 기다림의 시간에
잠시 창문 밖을 내다본다
보이는 건 빼곡한 빌딩과 차뿐이지만
모두 사람이 담겨있어 그런지
뭐하나 불규칙한 게 툭 튀어나올 때가 있다
그런걸 혼자 발견하곤 혼자 들뜬다
그렇게 내 나름의 휴식을 한 후 다시 작업으로 돌아간다
쉼이 필요할 때
그저 눈을 감는 것 말고
다른 걸 봄으로 마음을 달랠 때
내가 보는 어떤 것이 예뻐야 하는 게 아니라
나의 관점이 예뻐야 한다는 걸 자꾸만 알게 되는 요즘이다
세상을 내다보는 나의 창에
살짝 초록색 커튼을 달아 놓으면
사실은 아무것도 아닌 것들 이었을 지라도
내 눈엔 재밌는 이야기로 보일 수 있을 테니까
사실은 아무것도 아닌 하루였을 지라도
뭐하나 웃음 지었던 일이 있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