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진짜 아무한테도 말한 적 없는데..."
그가 운을 띄웠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은 걸 왜 나한테 말하려는 지 모르겠다
그에겐 내가 아무나 보다 더 특별하다는 건가
나는 아닌데?
가끔 보통의 관계에선 하기 어려운 말을 가볍게 꺼내는 사람이 있다
그걸 듣는 사람은 그 말의 무게를 고스란히 느낀다는 걸 간과한 채
아니,
어쩌면 그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마음을 가까이 두는 속도가 남다른 걸지도...
나는 딱 이 정도인데 혼자 성큼성큼 다가와 코앞에서 나를 놀라게 하거나,
그보다 더 나아가 결국 내 뒤에 서 등지게 되는 상황을 만들면서 말이다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사이드미러에 쓰여있는 안내문이 내게 경고를 한다
그 말을 유의하며 뒤차와의 간격을 계산해본다
언제 끼어들어야 할지
얼마나 비켜줘야 할지
성격별로 눈에 경고문이 쓰여있으면 어떨까 상상해봤다
'네가 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또는
'네가 보는 것보다 멀리 있음'.
혹여 서로가 기대한 거리와 달라도
상처를 받거나 당황하지 않게
당신 기준의 우리 사이 거리는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면 어떨까 생각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