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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호 Mar 15. 2018

05 책과 와인, 맛의 여운을 느낀다

"철학이나 문학은 와인처럼 마음 속에 그 감동의 여운으로 남는다"

맛에도 여운이 있을까? 여운(餘韻)이란 아직 가시지 않고 남아 있는 상태를 말한다. 한마디로 “울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외인맛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젓번째는 미뢰서포가 느끼는 미각이고. 두번째는 향으로 맛으로 느끼고, 마지막으로 입안에서 외인 속에 함유되어 있는 타닌 성분에 특유한 텁텁한 느낌, 흔히 묵직하다고 느끼는 허주변의 촉감이다.단맛, 신맛. 쓴맛 이외에 미각, 후각. 촉각으로 와인 맛을 표현한다. 원래 미각만으로는 제대로 맛을 느낄 수 없다.


음식에서 향은 맛을 결정하는중요한 역활을 한다. 거기에 입안을 톡 쏘는 느낌까지 더해서 우리는 와인의 맛을 느끼게 된다. 와인의 원재료인 포도재배 과정에서 부터 달거나 신맛이 결정되지만 와인의  발효와 숙성과정에서 제3인 타닌의 맛이 추가된다.     


맛의 여운은 달거나 신맛으로 느낄 수 없다. 일종의 쓴 맛인 텁텁함이 입안에서 맛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흔히 묵묵하다 (full body)라고 말한다. 개인 취향이나 함께 즐기는 음식따라 그 묵직함의 가치는 나타난다. 입안에서 느끼는 압박감은 맛에 대한 각성을 시킨다.     


책을 읽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흔히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보다 삶에 대해 고뇌와 고민을 안겨주는 경우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떠오르게 한다.정보나 지식은 전달하는 실용서보다는 철학이나 문학서적에서 그런 경향이 좀 더 뚜렷하다.     


지난 주말(2016년 12월 당시) 춘에서 열린 독서토론회 "춘천독회" 송년회에서 버트넌드 러셀의 철학이란 무엇인가를 읽고 회원들 각자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물론 모임에 참석하기 전에 반드시 한 장 분량의 글을 써야했다.

철학이란 불확실서에 대해 꾸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그런 과정 속에서 사색의 기회를 갖는 것이라고 간단히 책 내용을 정리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내지신의 삶을 되돌아보니 시간을 가졌다. 이날 철학입문서에 대한 이야기하고 회원들이 작성한 글을 낭독하는 동안에 레드와인을 한 모금 마시며 들었다. 특히 모임의 송년회를 겹하면서 세가지 종류의 와인을 음미하는 시간도 사졌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스파클링 와인인 모스카또 로제와인, 독일의 아이스와인, 그리고 칠레산 카르베르 쇼비뇽 품종의 레드와인이었다.본격적인 토론회에 앞서 각각의 와인을 한 두 잔 마시고 맛에 대해서 의견을 나눴다. 이날 참석한 회원들은 와인을 평소에 가끔 즐기는 정도다.      


달고 시고 쓴 맛의 세 종류의 미각과 레드와인 묵묵한 텁텁한 맛이 입안에 퍼졌다. 술은 마음을 느슨하게 풀어준다. 철학이란 무거운 주제(비록 입문서지만 결코 쉽지 않은)의 책에 독서 후 느낌을 서로 전할 때 약간은 와인의 취기가 오히려 이성적인 생각을 압도하여 거침없이 책 내용이 어렵다는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전체를 다 읽었지만 무슨 의미인지 한 번에 이해할 수 없었다. 단순히 알 수 있는 몇 문장 정도만 표시하는 정도로 이 책에 대한 한 번의 책 읽기를 마쳤다. 역시 다독(多讀), 여러번 읽기가 필요한 책이다.  


회원들 각자의  삶의 이야기를 듣는 순서가 되면서 우리는 진정한 토론회의 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각자 지금 생활하고 있는 상황에서 느끼는 점을 솔직히 표현했다. 필자도 그 동안 삶을 적어 말했다. 다른 회원들의 소중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신 와인 맛과 함께 마음속에 여운을 남겼다.


특히 달콤한 화이트 와인보다 묵직한 레드 와인이 더 강했다. 상대방의 이야기가 시작될 때 붉은 색의 레드와인 한 잔 모금을 목으로 넘기기 전까지 입 안에서 혀로 골고루 맛을 볼 때, 정확히 알 수 없는 향과 혀의 바깥쪽에서 일종의 따끔한 촉각을 확실히 느꼈다, 그 와인 한 모금을 목으로 넘긴 후에는 입 안에서 묘한 맛의 여운(餘韻) 감돌앗다. 다른 회원이 들려주는 삶의 감동이 마음 속에 남아있는 것과 같았다.      


와인 맛의 여운은 단순한 미각적인 감각이라기 보다는 그 이상의 촉각, 아니 약간 통증이 불러일으키는 것이라 생각된다. 책의 여운도 마찬가지다. 독자가 읽었던 한 줄 또는 전체적인 책 내용이 마음 속에 울림이 되어 나타날 때 그 감동의 여운은 오랫동안 기억으로 남는다.


고전 인문 서적은 와인의 오랜 숙성 과정을 거쳐 묵묵한 맛을 내듯이 많은 이들의 고민해온 우리 삶의 공통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던 철학이나 문학은 우리 마음 속 와인의 묵묵한 텁텁한 맛처럼 우리의 마음 속에 답답함으로 그 감동의 여운으로 남는다.


 철학이나 문학은 와인처럼 마음 속에 그 감동의 여운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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