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15
밤이 몰고 올 어둠 속에
별과 달을 켜 놓고
대지의 가슴골에
얼굴을 파묻는 해.
오늘은
또 다른 느꺼움으로
그를 배웅한다.
수 없이 저물었다
수 없이 다시 일어나는 해지만
어제와는 늘 다른 일기를 쓴다.
다만,
생의 시행착오를 겪는
삶이 아닐 뿐
늘 같은 하루로
생을 꾸리지는 않는 해처럼
사람의 삶도
매일 다른 일기 속에
성장과 꿈의
열쇠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해는 저물지만
저문다는 것은
일어나기 위한
준비와 같은 말.
더 찬란한 아침을 몰고 올
의미로 맞자.
더 빛나는 기운을 품고 와주는
선물로 받도록.
때로 카메라는
장난감이 된다.
상상도 못 할 크기와
감당도 못할 온도의
거대한 해를 이렇게
작은 등불로 둔갑시키니까.
나뭇가지 하나 주워다가
동그란 등갓 씌워
똑 같이 만들어 볼까?
내게 있어
디자인의 시작은
늘 그렇지만
대자연의 품에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