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무늬를 지녔을까?

2024.06.25

by 종이소리

숲은 무늬의 박물관이자

디자인 도감이다.


깻잎 위에 앉은

알락수염노린재 한 마리가

등에 묘한 문양을 품고는

조용히 묻는다.


"내가 누구게요?"


참 신기한 숲, 그리고 대자연.

그 위대한 존재들이 품은 무늬 모두가

화가의 캔버스로 옮겨질 때

'쉼'과 '숨'

그리고 '박동'이 되는 것이 아닐까..


살아 있어 느끼는

환희와 희열이라는 빛깔을 품고.

/알락수염노린재 등 무늬. 2024/


신비하고 재밌는 대자연의 예술세계.

이웃 정원에 초대받아 깻잎을 따는데

신기한 그림 한 점이 눈에 쏘옥 들어온다.


사진을 찍어 검색을 하니

알락수염노린재라고 한다.


이름도 생경한데 등에 지닌 무늬는

이름만큼 낯선 그림이다.


자연은 얼마나 신비로운가.

잎맥 위에 올려진 이 작은 생명체는,

그 자체로 하나의 그림이고,

이야기이고, 숨결이다.


뜻밖의 ‘예술 작품’과 조우한 기쁨에

그 등에 그려진 문양이 너무도 흥미로워

사진을 모티브로, 살짝 색을 입혀보았다.


결과는 마치 동화 속 인물처럼,

조용한 풍경을 말없이 바라보는

숲의 정령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자연이 품은 무늬와 빛깔은

그저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휴식을 위한 속삭임은 아닐까?


어쩌면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

숲의 토템, 이야기의 전령으로

자연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그들만의 고유한 언어 아닐까


어쩌면 자연은 저마다 이처럼 독특하고 저만의 고집스런 무늬를 지녔을까.


때로는 숨기고,

때로는 자랑하며 살아가는

작은 생명들의 무늬.

문득, 나도 궁금해졌다.

나는 어떤 무늬를 지녔을까.


2024년 6월,

알락수염노린재가 알려준 하루의 묵상.

쉼. 숨. 박동. 살아 있다는 환희.


자연의 무늬와 빛깔은
해와 비와 바람이 보내온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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