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1
인연이 없는 거야
마음이 없는 거야.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아니,
인연이 없는 거야.
마음도
시간도
인연 안에서 존재하는
"그때"일 뿐이야.
시절인연
[時節因緣]
아무리 마음을 다해도
아무리 시간을 다해도
인연의 시간이
배려를 데리고
문을 닫으면
잠시 물러나
기다려 보는 거야.
대신.
내일이 오는 동안
멋진 하루를 보내는 거야.
더 멋진 '나'로 성장하는 거지.
어느 날 인연이
다시 문을 열고
배려를 데려왔을 때
당당하고
멋진 모습으로
인사할 수 있게.
그래도
인연이 대답 없으면
그때는
후회도 미련도 없이
꽤 여유 있는 미소로
활짝 웃으며
보낼 수 있을 거야.
그만큼
멋진 내가 되었을 테니까.
그만큼
찬란한 내일의 문을
여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뜻일 테니까
인연이 문을 닫으면
억지로 문을 두드리기보다
예쁘고 향기 나는
꽃을 심어 볼까?
문이 다시 열렸을 때
서 있을 누군가와
꽃을 이야기하며
웃을 수 있도록 말야.
어쩌면 너는
꽤 능숙한 플로리스트로
어색한 만남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멋진 시간을 맞이할 거야.
그럴 거야.
어떤 인연이 와도
너는 이미
준비된 사람일 테니까.
|•딸에게 보내는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