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6
구례 동생의 농장에서 모이는 날.
복숭아 수확을 위해 딸과 함께
동생집에 도착해서 마을 보호수께 문안인사를 드리러 갔다.
350년의 세월을 살아낸 나무를 보자
아이가 뛴다. 그리고 나무 앞에 서서
세 번의 절을 했다.
왜 절을 했냐고 물었다.
"왠지.. 인사드려야 할 것 같아서!"
라고 했다.
제 할 일을 마친 아이가
걸음을 옮기며 자리를 내어주었다.
그동안 수 차례 마주했지만
돌이켜보니 절을 한 기억은 없다.
절을 올렸던 기억이라고는
천 년을 살고 계신
산수유 시목뿐이었다는 반성에
민망하고 부끄러워
얼굴이 화끈거렸다.
오늘의 나는
350살의 옛날을 알 수 없지만
오늘의 삼백오십 살 된 나무는
옛사람의 눈빛을 보고 들었으리..
이백의 파주문월 한 구절을
흉내 내며 조용히 고개를 조아렸다.
"감히.. 무례했습니다"
너무 고귀해서 숨겨두었던
나의 보물, 마을보호수께서
이렇게 동화의 시작을 잡아주셨다.
".......
지금의 우리는
저 달의 옛날을 볼 수 없지만
지금의 저 달은
옛사람을 비추었으리
........"/
이백(李白)의
파주문월(把酒問月)’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