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꽃으로 봐줄... 거지?

마법의 주문을 외운다는 것이..

by 종이소리
2022. 옥련동 산책길에서 만난 접시꽃

오후 세 시쯤이었다.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골목 산책을 핑계 삼아 옥련동 골목을 느긋하게 걷는데 세상 이쁜 빛깔이 오후해를 만나 한참 수다를 떨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나도 그 수다에 끼어들고 싶어서 접시꽃 가까이 다가갔다. 꽤 뜨거운 6월 오후였다. 때문에 내 얼굴과 등으로 땀이 쥬르륵 흘렀고 깊게 눌러쓴 모자가 아니었으면 얼굴이 꽤 심하게 탔을지도 모를 땡볕이었다.


이 땡볕에 꽃송이가 어찌 땀도 안 흘리고 이토록 활짝 당당한지 참 신기했다.


"선크림은 발랐니?"라고 물었다.


지나가는 행인이라도 있었으면 웃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진짜 궁금했다.


이 무더위에 덥다고 난리 치는 존재는 사람뿐이라는 생각을 풀꽃과 나무를 볼 때마다 하면서 새삼 꼿꼿한 접시꽃의 화사하고 뽀송한 모습에 그저 신비할 따름이었다.


"마법이란 이런 거지. 아무렴!"


세상 모든 자연의 섭리가 마법이 아닐까?라는 득도(?)와 함께 자리를 뜨면서 접시꽃에게 주문을 걸었다.


"꽃도 나를,

저처럼 고운

꽃으로 봐주면 좋겠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