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I Met Your Dad

첫 해외여행을 왔다는 여행객을 만났다

by sooq

첫 해외여행을 왔다는 여행객을 만났다. 아주 호리호리한 체격에 예쁜 눈을 가진 미국인이었다. 그는 오늘이 여행 마지막 날이라고 했다. 마침 그날이 핼러윈이라 우리는 런던의 유명한 중식당에서 호박모양의 딤섬을 먹었다. 서로 이야기를 하느라 제대로 음식을 먹지 못해서 그런지 음식이 많이 남았고, 음식을 포장해 그의 가방에 넣었다. 키가 엄청 큰 남자가 내가 들고 다닐만한 크기의 백팩을 메고 있었다. 평소라면 상대의 옷차림에 매우 예민했을 텐데,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 카페를 가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영업시간이 끝나서 가게를 나와야 했다. 원래 내 계획은 밥만 먹고 집에 가는 것이었는데, 어쩐지 이 사람과 계속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았다. 우리는 다른 카페에 갔다가 그것도 아쉬워서 펍에도 들렀다. 우리는 계속 시시콜콜한 얘기를 하면서 시내를 한참 걸어 다녔다. 런던에 살고 있던 나보다 길을 더 잘 찾았다. 나는 길치였으니 놀랄 일은 아니었지만. 시간은 자정에 가까워졌다. 나는 다음 날 출근을 해야 했고, 그는 아침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우리는 서로의 연락처를 주고받은 후 내가 탈 버스 정류장 앞에서 헤어졌다. 나는 집에 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창밖을 보니 그 남자가 나를 보고 있었다. 집에 가는 길 내내 진짜 마음이 이상했다. 다시 못 볼 사람이라 생각하니.


다음 날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콜은 내 사진을 하나도 남기지 않은 걸 계속 후회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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