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에게서 배운 행복(1-10)

인성 좋은 아이 키우는 법

by 복사꽃향기

-처음 버스 타기 도전기-


우리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생활면이나 정서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하루는 날을 잡아 두 아이의 손에 차비를 쥐어주고는 다섯 코스의 정류장을 갔다 와 보라고 시켰다.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는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었기에 버스 탈 일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한 번쯤은 시켜 보아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 잘 찾아오면 다행이지만 초행길은 길을 잃을 수도 있다. 그때 당황하지 않고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연습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새로운 미션이 주어졌을 때 대처 능력의 정도 치를 알아보고 싶은 마음도 컸다.

어쩌면 무모한 행동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에 대한 일말의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일을 추진하는 계획까지 세우게 된 것이다.


사실 불안한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의 대처 능력을 보면서 인지하지 못하는 부분을 미리 알려주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노파심에 미리 알려주는 사항들은 몸으로 체험이 없다면 아이들에게 아무런 효과도 없을뿐더러 그저 엄마의 잔소리로만 치부될 일이기 때문이다.


임무수행하러 떠난 지 한참이 지나서 두 아이들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딸의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그러나 아들은 당황한 기색이 없이 오히려 자신감이 충만한 모습으로 그간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처음엔 재미있겠다 싶어 신나게 버스를 탔다고 했다. 길을 정확하게 잘 모르는 아이들은 내릴 곳에 다가 가자 긴가민가하며 고민하다 한 블록을 못 가 미리 내렸던 모양이었다.

생각했던 길이 아닌 것 같아 겁이 난 누나가 낯선 길에 당황해서 그 자리에서 울기 시작했다. 그때 아들이 "걱정하지 말라"라고 하며 누나를 위로해 가면서 집을 잘 찾아왔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사실 멀리서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혹시라도 길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불안하기도 했다.


그 후 동생을 대하는 누나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그동안 똑순이 누나는 늘 개구쟁이 동생을 아끼면서도 야무지게 못할 땐 타박을 하며 혼을 낼 때가 많았다.

그런데 그 사건 이후 동생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 것 같았다. 자신에게 어려움이 생겼을 때 어린 동생이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무척이나 살갑다. 참 다행이었다. 만나기만 하면 싸우던 아이들이 서로 양보하며 챙기기 시작했다.


누나는 개구쟁이 동생이 든든한 존재로 또 동생은 누나를 보호해 주어야 할 여린 대상으로.

아들에게 "초행길이 겁나지 않았냐"라고 했더니 역시나" 재미있었다"는 답이 돌아온다.


오늘의 경험으로 우리 아이들의 성향을 조금 더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러면서 '호기심 많은 엄마 때문에 아이들이 고생했다' 싶어 미안한 마음이 잠시 스쳐갔다.


고맙다 우리 아그들!

싫다고 고집부리지 않고 엄마의 짓궂은 시험을 성실히 수행해 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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