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 좋은 아이 키우는 법
ㅡ학예회ㅡ
초등학교때 학교에서 학예회를 한다고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출품할 작품을 만들어 오라며 과제물을 내주셨다.
그래서 저녁을 먹고 거실에 둘러앉아 학예회에 낼 작품에 대해 진지하게 의논을 했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만들어 갈지 생각해 본 게 있느냐?"라고 물었더니 "잘 모르겠다"라고 한다.
아이들은 처음이라 학예회라는 자체를 잘 모르고 있었다. 어떻게 설명을 해 주어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설명보다는 해 보면 알겠다 싶어 바로 실전에 돌입했다.
모든 것을 아이들 생각과 행동에 맡기는 편이라 일단, 먼저 무엇을 할 것인지부터 정하라고 했다.
그림을 그릴 것인지, 가족신문을 만들 것인지,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쓸 것인지, 만들기 작품을 낼 것인지 등등.....
그리고는 스스로 생각해 볼 시간을 주었다.
그 사이 나도 아이들과 같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 보았다.
아이들의 성향과 재능을 곰곰이 생각하면서 어떤 분야가 잘 맞을지를.
무엇보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즐거운 시간으로 만들어주기 위함이었다.
아이들의 기억에 처음은 매우 중요하다.
강압으로 하는 과제물이 아닌 즐거운 마음으로 할 때 좋은 작품이 나오기도 하고 어렵지 않아야 하며 재미있는 시간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작은 것이라도 함께 한 시간들이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있기를 바랐다.
그런데 지금 그 시간들을 기억이나 하고 있으려나?
각자 하나씩 정했다고 한다. 그다음으로 주제를 정하라고 했다.
가장하고 싶은 분야를 선택하되 선택이 어려우면 참고용 Tip을 준다.
위인으로 할 것인지, 연예인으로 할 것인지, 가족으로, 꽃으로, 자동차등으로 어떠한 것도 좋으니 소재를 삼아 해보라고 한 다음 또 결정이 되면 이제 어떤 식으로 꾸밀 것인지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가지게 했다.
어느 정도 각자 구상한 틀이 만들어지고 나면 구상한 스타일을 설명해 보라고 했다.
그리고는 그대로 만들어 보라고 한다.
아이들이 각자 구상해 온 그림이 이상해도 절대 내 생각을 주입하지 않는다.
그사이 나도 아이들의 전체 완성작을 한번 그려본다..
완성작이 이상해질 것 같으면 보완할 수 있는 몇 가지를 방법을 생각해 둔다.
엄마는 그때 인내심이 무척이나 필요하다. 기다림의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방과 후 며칠 동안 구상작에 푹 빠져 열심히 만들었다. 서로 경쟁도 하면서~~
중간에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이렇게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고 물어온다.
그때도 답을 먼저 말해 주지 않는다. 일단 아이의 의견을 먼저 물어보고 생각대로 해 보라고 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생각보다 잘한다는 게 놀랍다.
며칠 뒤 어렵사리 만든 완성작을 들고 온다.
부족해도 그대로 가져가게 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의 보는 수준을 좀 더 높여주기 위해 약간의 Tip을 얹어준다.
많이 보고 해 볼수록 더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아이가 좋다고 하면 Tip을 얹은 상태로 가고 본인의 만든 상태를 고수하면 또 그 뜻에 맞춘다.
엄마의 잣대로 아이들의 창의력을 빼앗고 싶지 않아 세심하게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도 아이들의 창의력과 아이디어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선택권을 준다고 다 잘하는 것은 아니기에 처음 접할 때 이해력과 재능이 모두 나온다.
그렇게 학예회에 출품할 작품들이 만들어졌다.
아들은 사진을 넣은 가족신문을 만들었고, 딸은 무궁화와 함께 유관순 누나의 그림을 그렸다.('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책을 읽고 난 뒤였기에 ~~)
이대로 내면 되겠는지 마지막 점검을 하라고 했다.
딸이 마지막으로 점검하면서 무언가가 하나 빠진 것 같은데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단다.
그래서 좀 더 생각해 보라고 했더니, 그림 위에 강렬하게 붉은 피를 표현하고 싶다는 것이다.
아이의 발상이 놀라웠다.
나도 같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피처럼 보이게 흩뿌리는 것은 어떠냐?"라고 했더니 "괜찮을 것 같다"라고 한다.
그래서 완성한 그림을 망칠까 너무 걱정을 하기에 붓으로 뿌리는 것만은 내가 해주었다.
사선으로 강하게 한번의 터치감만 주었다.
학예회 때 이 그림으로 금상을 받아왔다.
선생님이 그림 표현이 너무 좋다고 칭찬을 해 주셨고 나 또한 그림에 대한 완성도 보다 아이디어가 돋보인 작품이었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렇게 딸이 그림에 자신감이 조금 붙은 감사한 하루였다.
내일은 또 어떤 잠재력을 보여줄까 기대감이 한 뼘 생겼다.
엄마도 너희들에게서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