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찾아온 소소한 여운을 담아
<<받은 글>>
ㅡ 나뭇잎 ㅡ
서투른 겨울바람이 거세다
싸리 긴 빗으로 모아논 마른 나뭇잎사귀들이
회오리바람에 사방팔방으로 뒹군다.
다시 모아도 벌거숭이 아이들 마냥 흩어진다.
애꿎은 장난에 허리가 아프다.
오기가 생긴다.
손이 시려 두꺼운 장갑도 낀다.
누가 이기나 해볼 심산이다.
한 해를 살다 진이 빠져 말라비틀어진
섞박이 나뭇잎에 얼빠진 객기를 부린다.
어린아이 마냥 헛짓에
객쩍은 웃음 한번 짓는다.
한때는 너무도 고와 눈을 뗄 수 없던 아름답기만 했던 나뭇잎
지금은 빛바래 주위를 어지럽히는
애물단지로 취급한 나의 이중성에.
<<보낸 글>>
ㅡ 글을 쓰다 ㅡ
글이 운다
주체할 수 없을 만큼
흙빛 눈물로 강을 이루고
처연함이 실타래로 고리 삼아
마디마디의 아픔을 타고서
나의 가녀린 목을 막아선다
글이 긁는다.
깨지 못한 단단한 덩어리로
남아있는 그 무엇을,
아리고 쓰린 것을, 비우고 싶음을,
양의 마음을 멍들게 한
나를 당겨 세상밖으로 내어놓는다.
짙은 묵음이 울컥하고 솟는다
글이 숨을 쉰다.
안도한다.
비워진 자리엔 감사함이 슬며시 앉는다.
기도한다.
'더는 슬픔을 담지 않겠노라'라고
오늘은 하늘이 참 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