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도 없기를

기다리는 아빠

by 숙희

서울에서의 하루는

생각보다 빨리 흘러갔다.


새로운 회사,

익숙하지 않은 얼굴들,

처음 해보는 업무들.


누구보다 빨리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다.

넘어오는 일들은 한 번도 거절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먼저 출근하고 제일 늦게 퇴근했다.

자취방은 잠을 자기 위해서만 들어갔다.


퇴근길에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가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바쁜 아내에게 짐을 얹어주는 것 같아 기다리는 쪽을 택했다.


주말이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는 매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볼 때마다 할 줄 아는 것들이 많아졌고, 그 모습을 놓치는 것이 아쉬웠다.

그래서 더욱 아이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했다.

모든 순간을 온전히 기억하고 싶었다.


에 반해 아내는 부쩍 말수가 줄어 있었고 피곤해 보였다.

괜찮다고 말하는 아내의 말을 온전히 믿었다.

아내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힘들다고 생각했다.


주말이 지나고 다시 서울로 올라가는 날,


아이는 아빠와 더 놀겠다고 버티다가 잠에 들었다.

잠든 아이의 얼굴을 한참 보다가 짐을 챙기고 아내에게 인사를 했다.


"여보, 다음 주에는 휴가 쓸 수 있어?"

"콩이도 아빠 오는 날만 기다리고.... 매일 물어보는 게 안쓰러워서..."

"하루만 일찍 오면 안 될까?"


"지금 회사가 바빠서... 한 번 물어볼게"

"미안해... 바로 된다고 말 못 해서..."


"아직 들어간 지 얼마 안 돼서... 조금 어렵긴 하겠다.. 그렇지?"

"괜히 신경 쓰이게 했네"

"얼른 올라가! 늦겠다!"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서

아내의 말이 자꾸 마음에 남았다.



아무 일도 없기를.

정말 별 일 아니기를 바랐다.




아이의 투병 기록은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 중입니다.

네이버 화요웹툰 <콩에서 새싹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