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야! 봄이라고!!
길 한옆에 보라색 꽃이 올망졸망 무더기로 피어 있다. 봄까치꽃이다.
봄까치꽃을 보면 이름 때문인지 무더기로 피어나 있어선지 소란하다는 생각이 든다.
"봄이야! 봄이라고!"
"나를 보고도 모르겠어?"
하고 봄까치꽃이 소리치는 것 같다.
봄까치꽃은 기쁜 봄소식을 알려주는 꽃이니 조금 소란해도 괜찮다.
이름 한번 잘 지었다 싶다.
우리나라 남쪽 지방 어디서나 해가 잘 드는 곳이면 자란다. 논둑이나 밭둑, 집안 화단이며 길가, 봄 햇살이 쏟아지는 어디서나 지천으로 피어난다.
봄까치꽃은 두해살이 귀화식물이다. 두해살이는 싹이 터서 겨울을 나고 이듬해에 자라고 꽃 피고 열매 맺는 식물이다. 이러니 땅바닥에 바짝 붙어서 추위를 피하고 견디다가 이른 봄에 불쑥 꽃을 피우는 거다. 고향은
먼 이국으로 유럽이 고향이란다. 그 먼 곳에서 우리 동네 논둑까지는 어떻게 왔을까?
봄까치꽃은 큰지금, 큰개불알꽃, 왕지금꼬리풀이라고도 한단다. 한자로 지금(地錦), 땅 위의 비단이라는 뜻이다. 은은한 보랏빛 비단이 땅 위에 펼쳐졌다는 뜻이니 그럴듯하다. 꽃이 핀 군락지를 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무더기로 피기로는 꽃다지도 마찬가지인데 오늘 본 꽃다지는 논둑 비료 포대 옆에서 혼자 피었다. 꽃다지도 봄까치꽃 못지않은 이름이다. 꽃마리도 있다. 도시에서는 이렇게 어여쁜 꽃이 피는 것도 그 이름도 몰랐었다.
지난 주말, 도시에 사는 친지가 우리 집에 왔다가 꽃을 보고 물었다.
"이 꽃이 뭐예요?"
"봄까치꽃!"
이름을 가르쳐 주었다. 내가 기른 꽃도 아닌데 괜히 자랑스러웠다.
근사한 찻집에서 대접한 차 한 잔보다 같이 봄까치꽃을 보고 그 이름을 불러준게 더 뿌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