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은 무논의 풍경이 펼쳐진다. 모내기를 위해 물을 댄 논에 맨 먼저 내려앉는 것은 하늘이다. 시시각각의 하늘이 그대로 생중계된다. 거기에 마을이 잠긴다. 집이며, 빨간 벽돌 담벼락, 파란 지붕과 대문, 그리고 옥상으로 가는 계단까지 거꾸로 서기를 한다. 마을에 선 전봇대는 모조리 목욕 중이다. 그 아래로는 산자락이 이미 누워있다.
한가한 구경꾼이야 무논의 풍경에 설레발을 치지만, 무논은 생명을 품으려고 한없이 넉넉한 것이고, 한 해 농사를 시작하는 농부는 몸과 마음도 써레질로 바쁘다. 어느 틈에 무논의 써레질이 끝나고, 이른 모내기를 끝낸 논은 어린 모가 연둣빛을 돋우고 있다.
밤이 되면, 이 무논에서는 왁자하니 개구리들이 울어댈 것이다. 개구리울음은 듣는 사람마다 다르게 들리는 모양이다.
김륭의 시에서는 “개구리들이 달달 울음을 볶는다.”라고 했다.
“프라이팬에 식은 밥 볶듯 개구리들이/무논 가득 울음을 볶아요.”라고.
<중국집에 간 개구리>란 동시다.
달달 볶인 개구리울음이 가득한 밤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시인은 “지글지글 달빛이 끓어올라요/와글와글 별빛이 눌어붙어요.”라고 했다.
달과 별이 중국집 주방처럼 춤추는 그런 밤 찔레꽃은 요란하게 울리는 주문 전화를 받고 소리쟁이 씨앗들은 춘장처럼 익어갈까? 중국집 단무지처럼 흔한 둑길 헤어리비치도 짜장면을 따라갈까 짬뽕을 따라갈까 하며 이리 갸웃 저리 갸웃 흔들거릴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밤이 지나고 아침이 오면 어느 담벼락의 붉은 장미도 타오르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