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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nza Jan 22. 2017

한 명, 그 자체 : 더 킹

이 영화는 스크린으로 머물지 않는다.

현 시국 관련하여 온갖 매체들이 떠들썩하다. 탄핵이 가결된 후로 탄핵 반대 시위와 다양한 프로파간다(선동, 선전)를 통해 온-오프라인의 정보들은 또다시 혼란으로 가득하다. 본 영화와 배우에 대한 한 보수단체의 보이콧이 선언되고 있다.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그른지 고민하는 그 순간이 이르고 있는 거다. '민주주의'라는 틀은 이런 혼란을 통해 더욱 빛이 난다. 현 사회에서 '앎'에 대한 끌림은 민주주의 사회의 근원적 힘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환경에 흔들리는 개인이 아닌, 스스로 존재하는 이를 지향하는 시대 속에서 개개인의 책임과 의무를 강화하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한 명의 시민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에 대한 선언들은 곧 다가올 선거에 대한 반응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선거 언급 이전에도 끊임없이 한 명의 시민으로의 힘을 외쳐왔던 많은 매체들이 있었다. 수없이 많은 영화들은 그동안 정치계와 기업들의 많은 부패를 비웃고, 사회 속의 부조리를 폭로하기 위해 사용되곤 했다.



본 영화는 역사의 맥락을 타고 친절하게 근현대사의 단면을 그리고 있다. 싸움과 노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박태수(조인성)는 흔히 말하는 콩가루 집안이다. 아버지는 삼류 깡패에 바람둥이여서 어머니는 집을 나가고,  박태수 자신은 싸움만 할 줄 아는 문제아였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검사'라는 절대적 권력이 다가온다. 박태수는 검사가 되기 위해 있는 머리 없는 머리 싸매며 공부하고, 결국엔 검사가 된다.


무엇을 관찰할 때는 안과 밖의 얼굴이 다르다는 것을 우리는 종종 망각한다. 검사의 세계는 누구의 라인을 타는지에 따라 빠른 승진이 가능했고, 대세 라인에서 벗어나면 나락행이었다. 그런 태수에게 대세 한강진(정우성) 라인은 그가 경험했던 절대적 권력과 가장 유사한 인간이었다.



한강진은 박태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역사가 흐르는 데로 그냥 그렇게 흘러가면 돼"

"내가 대한민국의 역사야."


정의를 좇아야 하는 검사가 오히려 정의를 피해 편법을 만드는 모순은 우리에겐 너무나도 익숙한 장면이었다. 그들을 스크린 속에서 비웃고 말고 끝나는, 과거의 소리꾼의 익살스러운 양반 비판을 보며 웃으며 끝나는 것처럼 정치 관련 영화도 씁쓸한 웃음으로 끝났었다.



본 영화는 지금까지의 영화와는 다른 점은 과거 역사의 흔적을 그려내는 데 있어서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리고 마지막 2-30분을 통해 새 역사를 써갈 수 있음을 선언하고 있다. 어쩌면 영화는 대한민국의 역사 자체를 그린다. 과거의 역사, 그리고 앞으로 이뤄질 역사. 우리는 끊임없이 개인의 가치를 소비하고, 사회의 무게에 짓눌리고 있다.


그럼에도 본 영화는 씁쓸한 웃음과 희망찬 웃음까지 그리는 어찌 됐든 지금까지의 영화와는 다른 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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