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시작은 기이하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배경음악과 정적인 화면 연출로 모두를 숨 죽이게 한다. 더불어 외계의 존재가 지구의 언어를 사용하기 위해 습득하고 있다는 음성으로 기이함은 더욱 가중된다. 영화 내용은 간단하게 이렇다. 외계에서 온 정체모를 존재가 생명에너지를 얻으려고, 지구에 온다. 외계인은 한 여성의 옷을 입고 사라져도 모를 남자들을 한 명씩 아무도 모르게 끌고 간다.
영화는 쉴 새 없이 기이하고 알 수 없는 화면 연출과 배경음악으로 우리를 모호하게 불안하게 만든다. 또한 전체적인 화면은 인간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 즉, 마치 우리가 사물을 옮기고 폐기하듯이 또한 음식을 먹고 버리는 듯한 모습처럼 제 3의 시선으로 그려진다.
로라라고 불리는 그녀는 반복되는 삶 속에서 지금까지의 남성과 다른 남성을 만나게 된다. 지구인들은 로라를 성적 대상으로만 생각했다. 누가 봐도 혐오스러워할 정도의 남성을 만나지만, 그 남성은 대중에게나 혐오로 다가올 뿐이다. 외계인에게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에게는 친구가 없었고, 남들의 눈을 피해 사는 이었다. 그런 그에게는 로라는 다시 줄 수 없는 꿈과 같은 시간이었으리라.
처음으로 지구인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연민이라는 감정이 생긴 걸까? 그를 만남으로써 그녀는 감정을 모방하는 존재에서 감정을 느끼는 존재로 변화한다. 그 후 안개 속을 달리는 모습을 보이는 데, 마치 예상할 수 없는 미래를 직면한 모습이었다. 예상할 수 없는 미래는 바로 감정이라는 '혼란'이다.
그런 그녀에게 한 남자가 와 말한다.
도와드릴까요?
로라는 착취하는 존재에서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바뀐다. 그녀는 누군지 모를 한 남자로부터 보호받는 존재로 여겨진다. 그녀는 한 남자에게 생명에너지를 얻으려는 것이 아닌 오로지 자신이 갖게 된 감정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된다. 더불어 여기서 그녀의 인위적인 표정이 아닌 진심이 담긴 미소까지 보인다. 그녀는 여기서 절망을 경험하는 데, 로라라는 존재는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게다. 여기서 그녀의 절망감은 가중된다.
영화 말미에는 그녀는 다시 성적대상으로 전락되고, 혐오의 대상으로 바뀐다. 겉모습이 아닌 속모습은 허용되지 않는다. 세상은, 지구인들이 사는 세상은 새하얀 그녀처럼 호락호락하지 않은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