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예술, 완성된 예술

by Wen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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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SBS 뉴스


이슈가 된 지 2일도 안돼서 홍대 앞의 조각상은 부서졌다. 이유는 이렇다.


"예술과 표현의 자유는 절대적인 권리가 아님을..."


예술과 표현의 자유가 절대적인 권리가 아니기에, 어떤 정의의 사도가 표현의 자유를 파괴하는 자유를 실행한 게다. 누군가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전제 하에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가 할 행동은 아닌 것 같지만 말이다. 폭력과 파괴는 정당화될 수 없다.


작가 홍기하는 앞서 가상 세계 존재하는 일베라는 가상의 공동체와 현실 세계 속의 서로에 대한 편견과 혐오의 시선을 표현하고자 일베를 상징하는 손가락 모양의 조각상을 세웠다. 필자는 앞선 글에서 그의 입장과 대처방법에 대한 기대를 했지만, 너무나도 빨리 작품의 완성에 이르렀다. 그는 공식적 입장을 발표했다.


"작품은 내가 일베를 옹호하느냐, 비판하느냐를 단정짓는 이분법적인 의도를 담고 있지 않다. 사회에 만연하게 존재하지만 실체가 없는 일베라는 것을 실제로 보여줌으로써 이에 대한 논란과 논장을 벌이는 것이 작품 의도이고 이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출처 : SBS 뉴스


한국사회의 기형적인 일베의 모습은 지역감정과 편견, 생명의 가치를 가볍게 여기고 조소를 날리는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고, 마치 우리네 사회 공식적 혐오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혐오의 감정과 편견, 우리네 저변에 있는 생명의 가치를 무시하는 행위는 이미 사회에 가득하다. 이번 일로 인해 사람들 안에 있었던 폭력성은 다시 증명된다.


이 일에 있어서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어떤 이는 혐오의 상징인 일베 조각상을 대중이 볼 수 있는 곳에 전시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한다. 다른 이는 일베를 나치에 비유하면서까지 일베의 상징물을 전시한 것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는다. 미학자 진중권은 트위터를 통해 이 사건에 대해 말한다.


저 작품이 마음에 안 들 때 할 수 있는 최대의 것은... 그냥 '몰취향하다'고 말하며 지나치는 것뿐입니다.

히틀러 경례 퍼포먼스로 고소당했던 독일 예술가, 무죄 선고 받았죠. 그때 판사님 말씀 "Man muss das, was Jonathan Meese macht, nicht mögen, aber man darf es nicht verurteilen."

"요나단 메세의 작품을 좋아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것을 심판해서는 안 된다." „Man muss das, was Jonathan Meese macht, nicht mögen, aber man darf es nicht verurteilen.“(출처 : 진중권 트위터)


최근의 조영남의 대작이 주는 예술적 가치에 대한 논의나 지금 조각상이 갖고 있는 성격에 대한 논란도 너무나 정치적이고 폭력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이 조각상 자체가 한국 사회 전체를 일베화하는 듯한 뉘앙스를 갖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어디에나 있는 무소부재의 성격은 도리어 모두가 일베가 되고, 모두가 일베가 아닌 게 되어버리니까.


진중권은 언젠가 그런 말을 했었는데, "한 나라의 교도소의 죄인들의 생활을 보면, 그 나라의 인권 수준을 알 수 있다." 나와 맞지 않으면, 혹은 다수와 일치하지 않으면 배제하거나 파괴하는 행위는 정말로, 적확하게 우리가 비난하고 혐오하는 일베와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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