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행복할 의무가 있다 : 꾸뻬 씨의 행복여행

당신에게 행복은 무엇입니까?

by Wenza

책으로 더 유명한 꾸뻬 씨의 행복여행은 도시생활에 익숙한 이들에게 던지는 하나의 에세이 형식의 영화다. 영화는 현대인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가치관과 문제의식에 대해 다양한 직종과 인종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를테면 잘 나가는 사업가의 행복관이나 아프리카 갱의 보스의 행복관을 보여주는 것처럼.



누구보다 안정적인 정신과 의사 헥터는 어느 날 매번 반복된 삶 속에서 환자에 대한 실증을 느끼게 된다. 그의 고민은 환자에 대한 진심이 사라졌음부터 시작한다. 일상이라는 건 매번 반복되는 소중한 것이며 감사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언제나 일상이 좋을 수만은 없다. 일상이 주는 안정감은 질서와 규칙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덤덤함이라는 굳은살이 자리 잡는다.


헥터에게도 그런 순간이 온다. 매번 같은 환자들과 어느새 기계처럼 말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 일상이 행복이라 믿음의 좌절 그리고 일상과 행복의 괴리. 사람은 적응한다. 그리고 적응은 일상을 만든다. 일상은 어느새 만족과 감사를 만들고, 새로운 것을 배제하기 마련이다. 헥터의 고민이 우리에게 가깝게 다가오는 이유는 그의 고민이 마냥 남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린 수없이 행복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에 치이고, 사람에게 치이는 고통으로 가득하다고 말하는 불교의 세계관처럼 우리네 삶은 마냥 행복하지 않다. 언젠가부터 행복하지 않은 상태가 우리에게 당연하게 다가온다. 헥터처럼 그의 일상처럼, 돼버린 게다. 사회의 톱니바퀴가 된 우리는 어쩌면 너무나도 쉽게 우리 자신을 도구화한 것이 아닐까?



그런 우리에게 영화 《꾸뻬 씨의 행복여행》은 행복할 의무가 있는 소중한 존재임을 선언한다. 그 누구도 하찮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우리는 사회의 구조에 순응하여 살아가다 어느 순간 소중한 존재가 아닌 사회를 구성하는 한 도구로서 전락시킨다. 이 사회가 힐링 열풍에 열광했던 이유도 다르지 않다. 그만큼 사람들은 지쳐있다는 증거.



과거 유럽 수도원의 기원을 보면, 영적 성숙을 위해 마을 밖으로 나가 광야에서 수행을 했다. 그 이유인즉슨 마을 중심에 교회가 있고, 마을 밖에는 악마가 존재했다고 믿었다. 그렇기에 광야로 나가 수도원을 차리고 거룩한 싸움을 하려 한 게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행자들은 광야에서 굶어 죽거나 금방 돌아오곤 했다. 몇몇 거룩한 수행자들은 다시 마을로 돌아와서 깨달음을 전하곤 했는데, 이는 이렇다. "악마는 마을 밖에, 외부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악마는 어디든 있으며, 내부에 존재한다." 이렇듯 인간의 문제는 내부의 문제다.


소설 속의 23가지 행복여행의 기록은 영화에서 16가지로 줄인다. 그러나 필자는 간단하게 16가지를 쓰고 싶지 않다. 모든 조언은 헥터의 여행의 맥락에서 느껴야 된다. 상담학적인 치료를 진행할 때에, 가장 이상적인 치료방식은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내담자 스스로 자신을 직면하는 것이다.



세상 가장 부끄러운 것은 노래하는 자기 목소리가 녹음된 것을 듣는 것이라고 한다. 이렇듯 우리는 스스로를 직면하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헥터 역시 자신을 직면하는 데 있어서,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데 있어서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행복은 그리 멀리 있지 않았다. 우린 모두 행복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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