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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nza Aug 05. 2016

과잉이 부른 참사 : 수어사이드 스쿼드

어째선지 디시는 짧은 순간 많은 것을 담다가 넘친다.

DC의 영화는 시리즈로는 힘든 것일까? 예고편에서 수없이 기대하게 했던 것들은 말 그대로 전부였다. 앞서 개봉한 슈퍼맨 vs 배트맨이 우리에게 실망을 안겨줬던 것처럼. 영화는 거의 윌 스미스가 혼자서 끌고 가는 느낌이다. 자연스레 마블과 비교되는 것은 서로 간의 준비기간이 너무 달랐다는 거다. 마블은 많은 솔로 영화로 하나하나 자리 잡고, 하나가 전체가 되는 것을 보여주는 데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DC 영화는 애석하게도 그 시간이 촉박했는지, 개개인의 인물 소개로 지루한 시간을 보낸다. 거의 영화의 절반은 인물소개니까.



우리가 개봉 전에 기대했던 할리 퀸(마고 로비)의 광기는 기대를 채우기엔 너무 서브 캐릭터였다. 정확히 말하면, 매력을 펼쳐 보이기엔 시간도 적었고, 인물이 너무 많았다. 또한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했었던 것은 그들을 대하는 태도 자체였다. 사회에서 낙인 찍인 악인들의 인권은 스스로 무너졌고, 그들은 그 권리에 대해서 우습게 여기는 국장의 태도도 범죄자들과 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밀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동료를 죽이는 기계적인 살인하는 국장의 모습처럼.



실제로 이 영화의 각본 마감 기간은 6주에 불과했다고 한다. 배트맨과 슈퍼맨의 싸움이 잘 돼서 그랬을까? 뭐가 되었든 킬링용 영화도 안 되는 느낌을 받았다. 디테일이 떨어지는 스토리나 인물의 매력도. 심지어 중간의 바에서 서로에 대한 유대관계를 확립하려는 대화도 너무 억지처럼 느껴졌다.



내가 원작을 접해보지 않아서 확실히 말하진 못하겠다. 근데 영화는 할리 퀸과 데드 샷의 듀엣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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