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소비

우리들의 행복을 향한 유영은 돌고 도는 회전목마다.

by Wenza

소비와 생산은 우리네 사회가 유지되는 하나의 장치다. 동전의 양면처럼 한쪽만 존재할 수 없다. 소비와 생산이라는 개념을 말하지 않고는 우리 사회를 말하긴 어렵다. 과거에는 사람 외의 것들을 소비하고 사람 외의 것들을 생산하는 것에 불과했다. 이제는 사람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시대라 말해도 부족함이 없다. 대학교는 대기업이나 공무원 양성소가 되어있다. 이제는 자본이 없으면 '소비되는 대상'이 된다. 과거에는 자본이나 자연, 노예, 여성 및 아이들은 여전히 소비되는 존재들이었다. 이게 "사람과 대상의 차이"다.


현시대는 과거보다 훨씬 자유분방한 시대가 되었다. 한 사람의 의견을 말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세상이다. 하지만 그 자유는 소비의 주체와 대상의 모호함으로 인해 결국에는 모두에게 자유가 주어졌지만, 모두가 '대상'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게 한다. 사람이 소비되는 형식을 다루는 다양한 영화들 중 임흥순의 《위로 공단》이 기억에 남는다. 한국의 산업화와 역사의 상흔이 현재까지 어떻게 이어졌는지, 담담하게 그려낸다. 영화는 한국 내에서 벌어진 여성의 인권과 갑들의 부당한 대우와 외국인 노동자들의 아픔들 그리고 최근의 서비스 업종의 고충들을 소개한다. 최근에는 김포공항의 청소노동자들의 인권이나 마트 노동자들의 소식도 종종 들리곤 한다.


우리 사회는 다양한 직군에서 사람이 소비되고 있고,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생산되어 소비되고 있다. 물론 다양한 소비를 이 짧은 글에 담을 수 없다. 최근에 한 지인이 “감정소비”에 대한 질문 했다. 나는 우선적으로 감정은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감정은 무엇인가? 감정은 모든 동식물이 갖고 있는 혼과 같다. 무한한 감정은 의식을 뛰어넘는다. 이렇듯 감정의 발생은 제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감정을 소비한다는 것은 인위적인 감정을 타인에게 보이는 행위, 즉 본질적으로 '기만'이다. 내 안의 모습을 숨기기 위한 것. 소비에는 목적이 있다. 무언가의 생산을 위한 소비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어떤가? 모든 것을 자본을 기준으로 정의된다. 그렇기에 시대의 소비의 목적은 생산, 즉 자본의 축적이다. 타인에게 자신의 감정을 꾸며내는 것에 목적은 자본의 축적이다. 필연적인 감정소비는 철저하게 자기를 기만하는 수준까지 올라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인격은 분열되어 무엇이 진짜인지 애매한 상황이 될 테니까.


일상을 떠나 무언가로 힐링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자극적인 무언가로 자신의 응어리를 풀어보려고 하는 것도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닌가? 맛있는 것을 먹고, 멋진 분위기에, 현실을 외면하고 다른 곳으로 떠나려는 발걸음. 우린 감정을 소비하기 위해, 자본을 축적하고 있지는 않는가? 더 가슴아픈 사실은 우린 이 상황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의 감정을 속이고, 자본만을 남기는 소비는 진짜 소중한 우리의 가치를 하락시키고 있지는 않는가? 시급 6030원의 가치라고 정의되는 이 잔인한 사회 속에서, 감정기만이 아닌 진심을 담은 감정소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 만화가의 말 마따나 우리는 "일상이 무너지고 있다." 행복하지 않기 때문, 자본의 축적은 우리의 행복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소비를 위해 존재하는 자본은 결코 우리의 일상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이렇게 우리의 행복을 향한 유영은 돌고 도는 회전목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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