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하늘이 주고, 바다가 허락해야 한다.
제주, 육지 사람인 나에게는 환상의 섬이며 동시에 관광의 명소다. 더불어 누구나 쉽게 마음의 상흔을 잊게 하는 곳이다. 감독 고희영의 데뷔작인 영화 《물숨》은 고희영의 고향 제주의 살아있는 역사 해녀들의 모습을 담아낸다. 영화 제작기간은 약 7년간 했다고 한다. 그녀가 해녀들과의 라포형성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영화는 관객에게 친절하게 말을 걸어온다. 제주 해녀의 기본적인 정보와 설명, 그들의 사회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그 후 계절 변화에 따른 해녀들의 모습과 철학, 고백을 담아내고 있다. 더불어 깔끔한 연출은 마치 비 온 뒤 하늘과 같았다. 맑고 명확하다.
해녀들의 사회에는 계급이 존재한다. 똥군이라 불리기도 하는 하군은 수심 3m까지, 중군은 3~15m, 상군은 그 이상이다. 그러나 사회에서처럼 모두가 위의 계급으로 오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선천적으로 숨이 타고나야 한다. 숨의 한계는 시간이 흘러도 극복되지 않는다. 그 주어진 자체로 인정하는 것, ‘숨’이다. 하늘과 바다가 주는 천명을 인정하는 것, 그들의 방식이다.
“물숨”은 제주 해녀들에게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다. 선천적인 재능과 신체조건, 욕심 그럼에도 끊을 수 없는 삶의 연속. "물숨을 먹는다"라는 표현이 있다. 그것 바닷속에서의 한계를 직면함에도 불구하고, '조금만'라는 욕심이다. ‘숨’은 마시면, 다시 뱉어야 순리. 숨을 머금는 것은 생명의 흐름을 멈추는 행위다. 숨을 머금는 모습에는 부양할 가족과 삶이 담겨있다. 그네들이 바다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그 자체가 삶이고 무게이기 때문이다.
보통 다큐영화라 하면, 조용하고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물숨》은 해녀들의 목숨을 건 치열한 삶의 모습은 결코 지루하지 않다. 그녀들에게 바다란 두려움이고, 그리움이며, 집 그리고 생명 그 자체다.
수 십 년간 필연적인 ‘물질’은 제주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이어졌다. 머문 곳에서 떠나는 게 어렵듯이, 섬사람도 섬을 벗어나 살기는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많은 어머니들은 그곳에서 정해진 일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바다가 우리의 목숨을 가져간 게 아니라
우리가 바다에게 목숨을 내어준 거야
제주에 해녀는 약 3천여 명이 있다고 한다. 그중 영화의 배경이 되는 우도에는 약 4백여 명이 있다. 이렇게 기록하는 영상물의 목적은 앞으로 사라질지 모르는 역사이기 때문이다. 그녀들의 정신과 노동은 다른 무형문화재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미 수십 년 간 바다에서 살아있는 역사들은 보호받고 유지되어야 한다. 과연 해녀들의 삶은 언제까지 유지될까? 본 영화는 해녀들의 노동을 생계만을 존재하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을 넘어야 한다는 고희영의 존경과 의지가 담겨 있다.
시대는 변화하고 있고, 전통 또한 사라지고 있다. 장인들은 사라지고 있고, 하루하루 바뀌는 음악차트처럼 우리들의 삶도 유지되지 못하고, 계속해서 변화되고 있다. 주어진 우리의 모습보다 세상의 욕망이 투영된 그림자만을 좇고 있는 우리에게 역사의 기록이 담긴 이 영화는 마냥 먼 환상의 섬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제주해녀 유네스코 무형문화재 등재 응원 페이스북 페이지
*제주해녀가 유네스코에 등재되었다는 기사를 접하게 됐어요. 제주해녀 수가 줄어드는 상황이지만 긍정적인 방안과 대책이 필요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