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지나간다 : 바다의 뚜껑

우린 아직 지나가고 있어요.

by Wenza

우리는 종종 정확하거나 명료한 것에 집착한다. 물론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기승전결이 명확하지 않은 일본 영화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할리우드 영화나 한국 영화에 익숙하기 때문일까? 내가 경험한 한국 영화들은 주인공과 조연의 역할이 명확하고, 오락성이 빠져서는 안 된다. 또한 메인 스토리를 통해 시간을 끌어간다. 그래서 그런지, 일본 영화라는 것도 단순 명료하게 정의한다. 교훈을 주는 영화. 이처럼 "맺고 끊음이 명확해야 해"라는 말처럼 파악하기 쉬워야 된다는 집착은 어쩌면 우리가 겪어온 주입식 교육의 흔적이 아닐까? 문단의 요점이 문단 꼬리에 있다고 가르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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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일본의 드라마 장르의 영화를 보면서, 인물과 인물의 무게가 서로 다르지 않다. 마치 우리에게 누군가가 더 특별한 게 아니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어쩌면 이런 면이 우리에게 힐링을 주는 게 아닐까? 현실은 다 소중하다고 말하지 않으니까.


모두가 주인공이듯이,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영화 속의 마리는 도시의 생활에 질렸다. 행복보다 돈이 앞선 곳에서 마음의 병을 얻은 거다. 고향으로 돌아와 바다 앞에서 빙수가게를 열려고 한다. 고향이 그리웠었다. 행복 없는 자본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이렇듯 마리에게 도시 생활은 돈이라는 필연적 고통 때문에 행복을 놓치게 했던 경험의 순간이었다.


누구나 퇴사가 주는 자유는 해방의 순간이다. 그리고 우리는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여행이나 선물을 꺼내놓곤 한다. 이러한 해방의 수단은 그간 못해왔던 환상의 것, 그녀에게는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빙수집을 개업하는 것이다. 메뉴도 다 정해놨고, 인테리어도 머리 속에 다 그려져 있다. 가게가 될 창고도 가지고 있다. 해방의 혜택에 대한 준비는 다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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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에게는 자신의 추억 속의 인물과 고향 섬의 분위기도 여전해야 한다. 우리는 알고 있다. 현실과 기대는 다르다는 것을. 사탕수수를 달여서 만든 시럽으로 만든 빙수와 귤 소스가 첨가된 빙수와 에스프레소, 겨우 세 가지 메뉴로 장사를 한다. 가게를 찾아온 오사무는 한 마디를 던진다. "이런 시골에서 에스프레소라니", 한 꼬마 아이가 엄마를 데리고 와서 말한다. "빨간 빙수는 없어요? 그럼 초록색은요?" 그러자 마리는 말한다.


"노란 것도 맛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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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에게는 욕심이 있다. 자신의 해방의 기쁨을 위해 자신의 이상을 현실에 투영한다. 오사무에게도, 빙수에게도.. 자신의 천국을 만들고 싶었을까? 오사무에게 마리는 소리친다. 돈보다는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그러나 오사무는 마리를 뿌리치고 떠나고 만다.


지나간 이들은 잘 알고 있다. 그동안의 아픔과 상처가 쉽지 않다고, 돈보다는 자신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말이다. 그러나 지나가는 이들은 말한다. 우리는 지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점은 지나간 이나, 지나가는 이들이나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는 모두 지나가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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