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아먹는다.
이 말은 우리가 흔히 부지런히 사는 것이 득이 된다고 이야기할 때 사용한다. 이 말을 변형하여 일찍 일어나는 새가 피곤하다고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어느 쪽이든 공감되는 말은 아니다. 일찍 일어나는 것은 부정적인 감정만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아니고, 이득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도 아닌 일상에서 설렘과 특별함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새벽 5시쯤 집에서 나와, 이어폰을 꽂고 산책을 하는 시간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다. 해도 뜨지 않은 새벽녘에 알람 소리에 눈을 뜨면, 눈꺼풀은 무겁지만, 마음은 가볍다. 조용한 거리에서 좋아하는 팝송을 들으면서 집 근처에서 발 닿는 대로 걷는다. 걸으면서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하늘과 건물과 지나가는 사람들, 차도 등 구석구석을 살핀다. 새벽 특유의 상쾌한 공기를 마시고,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며 하루가 시작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다.
이때를 좋아하는 건 바로 그 시간에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감정이 있기 때문이다. 새벽의 고요함과 하루의 시작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알게 되는 그 평화로움은 정말 행복하다. 남은 하루 동안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할 때 찾아오는 즐거움과 기대감이 나를 아이처럼 설레게 한다. 또, 경쾌한 팝송은 내가 주위 사람이나 주변 환경이 아닌 오로지 나에게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럼 나는 마치 내가 오늘의 주인공인 것처럼, 혹은 디즈니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간 것처럼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일찍 일어나서 부지런히 벌레를 잡으려 하는 사람도 있고, 그저 피곤하기만 할 뿐이라며 외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느 한쪽이 정답이고, 다른 쪽은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일찍 일어나는 새는’의 뒷부분을 완성하는 것은 자신의 몫이고,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일찍 일어나는 새는 음악과 산책을 통해 새벽의 주인공이 될 수 있고, 그 감정은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하는 좋은 원동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