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법이 좋아

by 홍정수

회색 인간의 취미는 둘 중에 하나를 골라보라고 시키는 것.


-파랑과 초록 중 무엇이 좋아?

-고기가 없는 세상과 해산물이 없는 세상 중 뭘 택할래?

-낮만 있는 하루와 밤만 있는 하루, 꼭 하나만 골라야 해.


둘 다는 없어. 한 가지만 골라야 해.

세상에 완벽한 동점은 없잖아.




위험하지만 선명하고 재미있는 이분법. 세상은 0과 1.

0.499999은 0, 0.500001은 1.


이유는 간단해. 널 좀 더 손쉽게 알고 싶어. 복잡한 너를 요약하고 싶어.

고민 끝에 도저히 고르지 못하겠다는 사람은 없었어.

고르고선 후회하는 눈빛으로 날 봤지만, 다시 기회를 줘도 넌 그걸 골랐잖아?







그래서 내가 고른 건,

둘이 섞인 청록색, 둘 다 없는 세상, 둘 다 있는 하루.





20180130_220504-01.jpeg @ 성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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