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예전에 술이 약이 되는가에 대해서 소개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오늘은 좀 더 구체적으로 '약용으로 발달한 술'에 대해서 한번 소개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약용으로 발달한 술의 역사라. 일단 우리가 감기가 걸리면 소주에 고춧가루 타서 먹으라는 말 있지 않습니까? 이건 일단 맞는 이야기인가요?
아닙니다. 틀린 이야기고요, 일단 감기에 걸리면 우리가 수분이 부족하죠? 그래서 수분을 공급해줘야 하는데, 알코올은 이뇨작용을 통해서 수분을 배출시키는 역할을 하죠. 즉, 감기 치료와 반대의 작용을 하고요,
또 알코올의 순기능 중에는 혈관을 확장시켜서 순간적으로 체온이 올라가는 것은 있어요. 그런데 땀도 같이 증발돼서 오히려 체온을 더 떨어트리죠.
고추의 경우는, 캡사이신 성분으로 순간 몸을 따뜻하게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몸의 온점 수치를 낮춰 낮은 온도에도 뜨거움을 느끼게 해 주는 것뿐입니다.. 결국 낮은 온도에서도 땀이 나니 결과적으로 체온은 오히려 더 빼앗기고, 결국, 겨울철 고춧가루를 탄 소주는 저체온증을 유발할 뿐이랍니다.
- 최근에는 알코올이 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죽인다는 말이 있어요. 그래서 "소주를 마셔라" 등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것은 어떤가요?
일단, 알코올이 세균, 바이러스를 죽이는 것은 맞지요. 삼투압이 높아서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단백질 내 수분을 다 빨아버리거든요. 쉽게 이야기해서 이제 말려 죽이는 건데요. 그런데 조건이 있어요.
당분 등 세균의 먹을거리가 있으면 안 돼요. 그런데 우리 소주는 그런 당분이 들어가 있죠. 당연히 와인, 막걸리, 청주 다 안 되는 것이죠. 또. 살균작용을 제대로 하려면 최소한 알코올 도수 60도는 넘어야 합니다. 소주는 17도 전후잖아요. 큰 효과가 없는 것이죠. 일반적인 소독약은 70도 정도죠.
- 그렇다면 알코올 도수가 60도가 넘어가는 술을 마시면 효과가 있나요?
없습니다. 일단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세포까지 들어가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어요. 알코올은 거기까지 못 들어가거든요. 그래서 치료제로는 의미가 없는 것이죠. 다만, 도수가 좀 낫다면 마음의 치료는 될 수 있을 듯합니다. ㅎㅎ
- 술을 약으로 사용하는 것은 그 어떤 효과도 없는 것인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일단 알코올은 혈관을 넓게 해서 혈액순환은 좋게 하죠. 물론 적정량을 마신다면요.
그리고 알코올 도수가 20도 이상이면 거의 부패를 하지 않아 천연 방부제 역할로도 좋죠.
거기에 알코올은 삼투압이 높아서 약재 등의 성분을 더 빨리 빼내요. 결국 소주 속의 인삼은 평생 썩지 않는
인삼 약이 되는 부분은 있죠. 하지만 많이 마시면, 간이 알코올을 대사하느라 지방을 남겨 놓으니 지방간이 되기 쉽고, 여기서 간경화, 간암으로 이어지는 것이죠. 아무리 좋은 약주라도 조금씩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립니다.
- 우리나라에 인삼주라던지 약주 문화가 많았는데, 서양은 이러한 문화가 있었나요?
네 있습니다. 바로 진이라는 술입니다. 17세기에 네덜란드의 실비우스라는 의사가 만들었고요, 해열이나 이뇨작용을 위해서 만들었는데, 여기에 쥬니퍼베리라는 노간주나무 열매를 넣어서 만들었어요. 증류주에 이 열매를 넣어서 만든 것이죠. 그리고 약국에서 판매를 합니다.
- 그런데 진(Gin)하면 '런던 드라이 진' 해서 영국이 가장 유명한 듯한데 이것은 어떻게 된 겁니까?
이것이 역사적 사건하고 맞물리는데요 바로 영국의 명예혁명 있지 않습니까? 피 흘리지 않고 완성된 혁명이라고 해서 명예혁명이라고 하는데, 이때 쫓겨난 영국의 왕의 제임스 2세였어요. 그런데 어디로 망명을 하느냐, 바로 프랑스로 망명을 하죠. 그리고 누가 왕이 되었느냐, 바로 네덜란드의 오렌지공, 윌리엄 3세가 영국의 왕으로 됩니다. 당시 영국에서는 프랑스 술을 많이 수입하고 있었는데... 지금 쫓겨난 왕이 프랑스로 갔잖아요.
그니까 이 새롭게 된 네덜란드 출신의 왕 윌리엄 3세는 프랑스 술이 싫어진 거예요. 거기에 옛날 왕이 있으니까.
그래서, 프랑스 술 수입에 대해 관세를 매기고, 자신의 고향인 네덜란드의 술을 적극 도입하죠.
그리고 술은 면허가 없이도 만들 수 있게 해요. 그것이 바로 진입니다.
런던 드라이 진
- 그럼 진(Gin)이 영국에서도 엄청 유행했겠네요.
네 맞습니다. 면허가 없어도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것도 조악하게 만들었죠. 증류소만 수백 개가 생겨나고 가격 경쟁을 하고, 그래서 당시 영국 사람들은 1주일에 1.2리터의 진을 마셨어요.
당시 진 가격을 보면 지금으로 한 병당 1 페니 정도 하는데 3,4천 원 정도 했는데, 이것으로 고급 증류주를 마실 수 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마셨겠어요?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되느냐, 이러한 말이 나옵니다. 1 페니면 취할 수 있다. 하지만 2 페니면 죽을 수 있다라고도 말하죠. 결국 많이 마셔서 몸이 망가지는 것을 뜻한 것이죠.
결국 영국은 18세기 전반까지 진에 미쳐버린 시대가 오고, 사회적 의학적 문제를 엄청나게 일으키게 되는 것이 바로 이 진입니다.
- 그럼 영국 정부는 어떻게 합니까?
네 바로 진에 세금을 많이 붙이게 됩니다. 소매상에 붙이는 세금을 4배나 올리자는 것이었어요. 한마디로 뭐냐, 줬다 뺐냐 이런 것이었어요. 그런데 이것 때문에 또 폭동이 일어나고 사회적으로 계속 불안정했던 것이죠.
우리나라에서도 술에 붙은 세금을 올려서 사회적 문제를 적게 하고 싶지만, 실은 영국과 같은 예가 여기에 있었던 것이죠.
그래서 세금은 다시 내리되, 허가받은 곳에서만 팔 수 있게 합니다. 예전에는 단맛으로 맛을 많이 가렸는데, 나중에는 기술도 좋아져서 단맛이 적고 풍미가 좋은 런던 드라이 진이란 것도 나올 수 있게 되었죠. 그래서 이 공법으로 만들면 서울에서 만들어도 런던 드라이진, 파리에서 만들어도 런던 드라이진이 되는 거죠. 즉 런던에서 만들었다가 아닌 런던 드라이진이라는 방식입니다.
- 그렇다면 진이라는 이름은 어디서 온 것인가요?
원래 이 진의 이름은 영어식으로 일으면 쥬네브라고 했어요. 그런데 듣다 보니 어느 도시와 이름이 비슷한 거예요. 바로 스위스의 제네바라는 도시죠. 그러데 이 제네바의 앞을 따서 젠이라고 불렀고, 이것이 진이 된 것이죠.
참고로 네덜란드, 벨기에에서는 에네버르(Jenever)라고 부릅니다.
- 우리가 진하면 또 진토닉이 있지 않습니까? 이건 어떻게 발명된 겁니까?
이것이 또 전염병 하고 연관이 있는데요, 19세기 당시 진은 영국 군인에게 공급되는 주류였는데요,
이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로 삼잖아요. 그런데 이 인도가 말라리아가 심한 거예요. 그런데 그 말라리아 치료제라고 해서 당시에는 키니에라고 있었는데, 이것이 맛이 너무 강했던 것이죠. 그래서 이 키니에를 토닉과 같은 탄산수와 진에 넣고 마신 것이 바로 진토닉의 시작이었죠. 그래서 진토닉의 경우는 진짜로 전염병 예방에서 시작한 것이고요. 참고로 토닉은 '힘을 내게 하다' '톤을 높이다' 등에서 온 말이고, 우리말로는 자양강장제와 같은 느낌일 수 있겠네요.
- 진이 이렇게 유명해진 것은 진토닉 덕분이었나요?
네, 바(Bar)에서 주로 많이 마신 것이 있었고, 실은 칵테일 중에서 마티니 같은 것도 진을 사용했는데요,
이러한 칵테일을 전 세계에 알린 것이 바로 또 영화 007 이였죠. 이러한 문화로 전 세계로 퍼지면서
독한 진을 그대로 마시는 독주 문화보다는 물이나 탄산수에 희석을 해서 과음을 하지 않는 문화가 커지다 보니
지금의 진이 되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듯해요. 결국 과음을 막았기 때문에 술 문화가 발전할 수 있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네요.
- 지금의 진토닉을 마시면 말라리아 예방에 도움이 되나요?
안됩니다. ㅎㅎ 우리나라에서 파는 토닉이라는 것에는 이 말라리아 예방을 하는 키니에는 없습니다. 부작용이 있어서 식약처에서 금지한 것이죠. 언제나 그렇치만 술은 치료용으로 쓰시면 절대 안 된다는 것.
멋과 풍미에 중점을 두시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 위스키 등도 약으로 쓰인 적이 있죠?
네. 흑사병이 돌 때 치료제로 쓰였는데요, 소독약으로 쓰이기도 하고, 역시 다양한 약재를 넣고 약재를 술에 우려내서 만들었죠. 그래서 최초의 위스키 면허는 의사가 가지게 된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