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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욱 Jul 21. 2020

동네 상권, 로코노미 시대(Local+Economy)

술을 통해 바라본 로코노미(Local+Economy)의 시대

위드 코로나 시대, 전문성 갖춘 新 소매점이 뜬다


코로나 19가 창궐한 지 벌써 반년, 코로나는 언텍트(Untact), 온텍트(Ontact), 뉴 노멀(New Normal) 등의 신조어를 내뿜으며 소비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가고 있다. 특히 신선식품, 새벽 배송, 샛별 배송등의 인터넷 쇼핑몰이 소비 트렌드를 리딩 하였고, 전통적인 오프라인 시장은 트렌드에서 멀어져 가는 듯했다. 무엇보다 백화점 및 대형 쇼핑몰 등 최근 20년간 군림하던 대형 오프라인 소비 시장은 직격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오프라인 매장은 무작정 코로나 시대의 소비 트렌드에서 멀어져 가고 있는 것일까? 모든 소비 및 구매는 온라인으로 바뀌고 오프라인 매장은 사라질까?


지난 5월 발표한 하나금융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시대의 매출 증가 1위 품목은 실외에서 즐길 수 있는 자전거, 2위는 비대면의 온라인 쇼핑몰,  3위가 흥미롭게도 오프라인 매장인 정육점이었다. 4위 역시 비대면의 홈쇼핑에 이어 5위가 주류 소매점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외식 시장에서 술을 많이 못 사 마시는 만큼,  전문 소매점에서 많은 소비를 한 것이다.


온라인보다 확실한 오프라인 매장

그렇다면 왜 비대면 접촉이라고 하면서 정육점 및 주류 소매점의 매출이 늘게 된 것일까? 실은 여기에는 오프라인 매장만의 바꿀 수 없는 장점이 하나 있다. 바로 확실하게 내 손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새벽 배송, 샛별 배송 등도 좋지만 상황에 따라 정확한 시간 내에 도착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은 내가 계획을 한대로 물건을 받을 수 있다. 직접 가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온라인 시장에 비해 변수가 적은 것이다. 또 전통주를 제외한 주류는 온라인 매장에서 구입하지 못하는 리스크도 주류 소매점의 희소가치를 크게 했으며, 주목받는 주류 소매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회식이 지극히 사라진 지금의 시점에서 퇴근 후 귀가하면서 하나 씩 구매하는 빈도가 늘고 있는 것이다.

충무로 술술상점

술 바구니에 전통주를 담는 충무로 술술 상점

이러한 상황에서 충무로 주택가에 흥미로운 전통주 전문샵이 하나 생겼다. 명칭은 '술술 상점'.  아주 작은 공간이지만, 전국의 유명 전통주 200종류와 한국 수제 맥주까지 구비한 공간이다. 기존에 전통주를 판매하는 곳이 전통에 의거하여 다소 무거운 인테리어였다면, 이곳은 경쾌하고 밝은 이미지로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톤&매너로 기획을 했다. 전통주 전문 교육기관으로 유명한 막걸리 학교가 청년 일자리 창업의 일환으로 기획했으며, 기존의 매장과 달리 전통주 전문 교육을 받은 청년들이 생활 속 거리두기를 진행하며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인생 술을 추천해 준다.


방문해보면 작은 술 바구니를 제공받는데, 여기에 자신이 원하는 술을 담으면 된다. 구비해 놓은 술로는 무감미료 프리미엄 막걸리 60여 종, 장기 숙성 약주, 청주류가 30여 종, 정통 기법으로 증류한 증류식 소주 및 브랜디 증이 20여 종, 최근에 와인 애호가들이 주목하는 한국 와인 20여 종과, 국산 수제 맥주 역시 10종 등이다.


어떤 술을 고르고 마셔봐야 할지 잘 모른다면, 전문 교육을 받은 큐레이터에게 문의하면 된다. 집에서 가볍게 혼술, 홈술용은 물론, 야외용, 파티용, 그리고 축하용 등 다양한 전통주를 시음해 볼 수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전통주 시음하러 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며, 주변 남산 한옥마을에 위치한 식당과 연계, 구매한 주류에 관하여는 '콜키지 프리' 등 상생협력도 진행하고 있다.


 

숨겨진 다락방에서 한 잔. 우리술 바틀샵 '현지 날씨'

문래동의 '현지 날씨'라는 곳도 인기다. 전통주 전문 교육기관에서 인연을 맺어 결혼까지 하게 된 한종진, 김현지 부부가 운영하는 전통주 바틀 샵이다. '현지 날씨'라는 명칭은 아내인 김현지 씨의 이름과 날씨에 따라 술 마시는 문화가 달라지는 것에 착안을 한 이름. 비 오는 날에는 막걸리와 파전을 마시며, 더운 여름날에는 시원한 맥주와 샴페인을, 그리고 가을에는 햅쌀로 빚은 햅쌀 술을, 겨울에는 따뜻한 모주를 마시던 음주 문화에 착안한 이름이다. 올해 1월에 처음 오픈하였으며, 전통주 150여 종을 매달 바꿔가며 판매하고 있다.


이곳을 방문하면 다양한 전통주 정보를 제공함은 물론, 방문해 볼 수 있는 양조장 및 잘 어울리는 안주까지도 소개해 준다. 또 '현지 날씨'라는 상표명에 맞게 사람의 기분에 맞춰(?) 전통주를 추천해주기도 하는 독특함이 있다. 이곳의 가장 큰 차별점은 숨겨진 다락방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 1인당 5000원 정도의 콜키지 비용만 내면 최대 5명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음식을 가지고 와서 즐길 수 도 있으며, 피자 및 치킨 등 배달음식도 즐길 수 있어 애주가들에게는 성지와 같은 느낌이 되어가고 있다. 부부의 최종 목표는 우리 농산물로 다양하고 좋은 술을 만드는 것. 그래서 이 매장은 양조장으로 이어지는 꿈의 가교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매주 달라지는 내추럴 와인 시음회. '청담동 골목의 내추럴 보이'

최근에 주목을 이끄는 주류 소매점은 전통주뿐만이 아니다. 바로 내추럴 와인(Natural Wine) 와인 역시 개성 있는 맛과 디자인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내추럴 와인이란 포도와 포도껍질의 자연 효모 외에는 아무것도 넣지도 빼지도 않은 와인. 자연 상태의 와인을 최대한으로 구현한 와인이라고 볼 수 있다. 아황산 등의 방부제를 넣치않아 세심하게 관리를 해야 하며. 다양한 천연균이 와인의 맛과 색을 만들어 기존의 와인보다 훨씬 다채로운 맛과 향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것을 라벨 디자인으로 녹여내 넘치는 개성을 가지 것도 특징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내추럴 보이는 고려대학교 최초의 와인 동아리 회장이었던 정구현 씨와 보이차 전문가 이현주 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오직 내추럴 와인만 200종을 넘게 판매하는 전문 샵이다. 3만 원대 비교적 저렴한 제품부터 1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제품까지 총 200여 종을 준비해 놓고 있다. 와인 교육도 진행하고 있어 이곳을 방문하면 내추럴 와인 3~4종을 무료로 시음해 볼 수 있다. 그것도 매주 달라진다는 독특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며 코로나 발생 이후 꾸준히 매출을 늘리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거대 상권에서 로컬 상권으로 옮겨가는 코로나 시대

결국 이 세 곳의 공통점을 정리하자면 백화점, 대형 쇼핑몰 등에 입점되어 있는 형태도 아니며, 명동, 인사동, 홍대, 강남역 등의 메인 상권과도 거리가 멀다. 오히려 주택가에 가까우며, 굳이 따지면 다소 마이너 한 공간에 위치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밀집하지 않아 오히려 소비자는 편하게 접근을 한다.


무엇보다 특별한 전문가의 큐레이션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공통점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백화점, 호텔, 대형 쇼핑몰, 번화가 등의 거대 상권의 권위는 무너져가고 있으며, 주택가 또는 골목 등에 위치한 마이너 한 상권에게 오히려 기회가 되고 있다는 것. 판매 제품에 대한 전문성만 갖춰 온라인 시장과 차별된다면, 혼코노미, 홈코노미에 이어 지역에 밀착한 로코노미(Local + Economy)가 성장하는 것이 코로나 시대의 또 다른 트렌드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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