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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욱 Aug 22. 2020

그냥 막걸리 VS 고급 막걸리

막걸리, 어디까지 마셔봤나요~*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주라면 아마도 막걸리를 언급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오래된 한국의 술 중에서 가장 많이 마시고 있으며, 고도성장기인 70년 대에는 전체 주류 출고량의 70% 넘게 막걸리가 가져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규모 영세업체가 많던 막걸리 양조장에 비해 자본과 시설로 무장한 소주, 맥주 업체의 마케팅에 막걸리는 하염없이 내려갔고, 이제는 규모의 경제에서 옛 영광을 찾기는 어렵다고 인식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닌 법. 막걸리는 최근 10년 사이에 어떤면으로는 어마어마하게 발전했다. 바로 다양성의 측면이다. 이전에 막걸리는 겨우 쌀막걸리, 밀가루 막걸리, 생막걸리 정도의 구분밖에 하지 않았다. 아니면 국산 쌀이냐 수입쌀이냐 정도의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스펙트럼도 어마어마하게 넓어지면서 1000원짜리 막걸리도 있다면 5만 원이 넘는 제품도 있다. 그렇다면, 일반 막걸리와 고급 막걸리의 차이는 뭐가 있을까? 단순한 팩키징의 차이일까?



일단 원료의 차이부터


우선 일반 막걸리와 고급 막걸리는 원료에서 가장 큰 차이가 난다. 일반 막걸리가 수입쌀, 또는 정부미 중심으로 만든다면, 고급 막걸리는 지역적 특징을 가진 브랜드 쌀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즉, 저렴한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며, 이러한 지역성을 나타내기 위해 농가와 계약 재배 등을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원료를 사용하는 비율

원료를 사용하는 비율도 굉장히 다르다. 일반 막걸리는 물과 쌀에 비율이 8: 2 정도라면, 고급 막걸리는 5대 5, 또는 그 이상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원료를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맛과 풍미를 원료에서 끌어오기 때문이다. 저가의 막걸리 등은 원료에서 끌어내는 풍미가 부족해 인공감미료로 대체하곤 한다.  



다양한 막걸리


도수가 높을수록 원가가 높아진다

도수의 차이도 있다. 일반적으로 막걸리는 발효시키면 15도 전후의 알코올 도수를 가지게 된다. 여기에 물을 넣도 다시 조정해서 6% 전후로 만들어 낸다. 그렇다면 물을 적게 넣은 막걸리, 즉 도수가 높은 막걸리는 상대적으로 원가비율이 높아진다. 알코올 햠유량 15도의 제품을 5도 제품으로 만든다면 총 3병이 나오지만, 7.5도는 2병, 10도의 제품은 1.5병밖에 안 만들어진다. 즉, 막걸리에게 있어서의 도수는 절대적인 원가와 비례하는 것이다. 

발효 및 숙성기간의 차이

제조 및 숙성기간의 차이도 있다. 일반 막걸리는 1주~2주 정도의 차이로 생산이 된다. 하지만 고급을 지향하는 제품은 30일~100일을 숙성하는 경우가 많다. 숙석을 하면 향이 뭉근해지고 다양한 과실 향이 도드라지며, 매끄러운 목 넘김을 가지는 등, 풍미가 남달라 진다. 


디자인에서의 차이

패키지에서도 차이가 난다. 일반 제품은 원가 150원 내외의 공용 페트병을 사용한다. 하지만, 고급을 지향하는 경우는 자체 디자인을 통한 페트병 또는 유리병을 사용한다. 페트병은 여러모로 대규모 유통에 편리한 부분이 있다. 깨지지 않기 때문에 관리하기도 편하며 이동하기에도 리스크가 적다. 하지만 유리병은 만에 하나 깨지거나 하면 한 제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아예 박스 채 교환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가격은 3배~ 7배 정도로 높은 경우가 많다. 결국, 제품 하나하나 수제처럼 소중하게 다루고 싶은 마음이 있어야 기존의 페트병과 차별화된 디자인을 사용하게 된다. 결국, 이러한 모든 것은 대량생산이 아닌 수제에 가까운 제품이 해당되는 것이며, 이러한 것을 통해 막걸리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어필 중인 프리미엄 막걸리

흥미롭게도 이러한 막걸리 및 전통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50,60의 중장년 세대가 아닌, 2030의 밀레니얼 세대라는 것. 가성비보다는 가심비, 소유보다는 경험, 그리고 워라벨과 소확행을 추구하기 때문에 이렇게 차별화된 제품에 움직일 수 있는 소비층이 된다.  결국 여기에 주류 부분에서 유일하게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다는 것. 

결국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에 맞춰야 창의적인 제품이 꾸준히 나올 수 있다는 것.  앞으로 우리나라의 막걸리와 전통주 문화의 발전과 확산은 밀레니얼 세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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