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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욱 Oct 14. 2020

인스타그래머블한 한국의 양조장 TOP5

바뀌는 술 문화, 바뀌는 양조장

인스타그래머블한 한국의 양조장 TOP5

한국관광공사의 한국 홍보영상 이날치의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가 핫하다. 우리 판소리를 배경음악으로 서울, 부산 전주에서 춤꾼이 등장한 한 2분 남짓의 영상에는 이미 토털 조회수가 8000만이나 된다. 단순히 한류스타의 의존한 한때의 붐이 아닌 한류 자체에 성역이 없다는 뜻이며, 우리 판소리가 세계에 통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모습이다.


현재 한류는 트렌디한 모습의 K-POP 등의 한계를 넘어 이제는 전통이 함께 하는 한식, 한복, 그리고 국악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 한국의 주류 부분이다. 프랑스의 와인, 일본의 사케와 달리 부가가치 높은 우리의 술 문화는 알려져 있지 않다. 늘 마시고 취하는 문화만 강조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술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고, 지역적 가치를 알리는 양조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사진 찍기 좋은 비주얼도 함께 따라간다. 요즘 말로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 그래서 대한민국 사진 찍기 좋은 양조장 Top 5를 사견을 담아 정리해보았다.


제주 술익는집
카페와 마당이 있는 양조장 '제주 술익는집'

제주도 성읍 민속마을에 있는 양조장이다. 농식품부 식품명인 제84호 김희숙 명인이 운영하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빚는 술은 발효주인 제주 오메기 맑은술과 소주인 고소리술. 오메기란 제주도의 좁쌀을 뜻하는 말로, 오메기 맑은술은 이러한 오메기떡과 제주도의 쌀로 만들어진다. 고소리술은 제주도의 전통 소주의 명칭으로 일반적으로 오메기술을 증류해서 나온 술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술맛도 술맛이지만, 제주도다운 공간이 그대로 넘쳐난다는 것. 현무암으로 둘러싸인 담 사이로 들어가면 탁 트인 넓은 정원에 자그마한 폭포에서 나오는 물소리, 그리고 김희숙 대표의 삶의 터전이었던 공간을 제주도 옛집을 갤러리&카페로 그대로 운영하고 있는데, 넖은 앞뜰을 바라보며 차 한잔을 할 수 있는 여유 있는 공간이 좋다. 전통식 시음 체험, 누룩 체험, 술빚기 체험 등을 할 수 있는데, 주의해야 할 점은 5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는 것. 물론 방문은 상시가능이다. 성산일출봉까지 차로 10분 내외면 갈 수 있다.


여름의 해창 주조장. 겨울에도 운치가 있는 곳이다.
아름다운 정원의 양조장 '해남 해창 주조장'

한국에서 가장 멋진 양조장을 꼽는다면 아마 해남의 해창 주조장을 손꼽는 사람이 꽤나 있다. 이유는 이미 100년 전 만들어진 정원과 건물이 그대로 살아있어 자연과 인간이 함께 해 온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동안 상당 부분이 바꿨지만, 사면에 걸쳐 조성된 넓은 창, 미닫이문에서 당시의 건축 양식을 느낄 수 있고, 뒤틀리고 구멍 난 모습에서도 꽃을 피우는 600살이 넘었다는 배롱나무부터 육백 나무, 동백나무, 무엇보다 겨울에도 지지 않는 초록을 수놓은 듯한 이끼의 모습은 이 해창 주조장만의 특징이기도 하다.


정원 중앙에는 연못이 있는데 건축업계는 이러한 정원형식에 연못을 도입했고, 그 가운데 고대 인도에서 말하는 세상의 중심인 상상의 산 수미산(須彌山)을 만들어 세우는 등 불교의 이상 세계를 정원에 압축했다고 평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 국민이 아닌 시바타 히코헤이라는 일본인이 살았다는 것. 바로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수탈의 역사와 연결되는 부부분이다.그래서 이 양조장 반경 50m에는 당시 100년 전 사용되었던 창고 및 주택, 방앗간이 여전히 그 옛 모습을 지키고 있으며 이러한 모습으로 자녀 교육 삼아 방문하는 가족들도 있다. 현재는 오병인, 박미숙 부부가 귀촌해서 양조장을 운영하며 무감미료 해창 막걸리를 만들고 있는데 그 팬덤이 대단하다. 주변에는 땅끝마을, 철새도래지인 고척암, 두륜산의 대흥사 등도 해남이 자랑하는 명소이기도 하다.


홍천 예술주조. 사진 예술주조
강원도의 맑은 바람이 함께 하는 곳 - 홍천 예술 주조

홍천군 내촌면에는 동창마을이라는 곳이 있다. 백암산 자락 해발 300m 지점에 자리 잡은 곳으로 마을 앞쪽에는 4계절 수량이 풍부한 내촌천이 있고, 완전히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강원도의 맑은 바람이 그대로 느껴지는 곳. 그리고 이곳의 아미산 중턱에 예술 주조가 있다. 헌법학자 출신의 정회철 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홍천의 단호박과 쌀을 이용해 무감미료로 술을 빚고 있다.


배산임수 형태로 만들어진 이 곳은 30년 전 지어진 한옥과 새롭게 만든 갤러리&체험장이 맞이해주며, 양조장 왼쪽으로는 작은 연못이 오른쪽으로는 100m에 가까운 은행나무 길이 조성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것은 이렇게 넓은 공간임에도 초인종 등이 없다는 것. 방문을 위해서는 입구에 있는 징을 쳐야 사람이 나온다. 전통주 및 증류주 빚기 체험을 할 수 있으며, 가볍게 방문해서 시음도 가능한 곳이기도 하다. 서울 양양고속도로 내촌 IC에 인근해 있으며 양양 및 속초 방문 시 들려볼 만한 곳이다.


포천 산사원
500여 개의 항아리가 내뿜는 술향기- 포천 전통술박물관 산사원

서울에서 비교적 가까운 포천에는 많은 양조장이 많아 막걸리 메카로 불리는 곳이다. 그중 가장 문화적 공간으로 만들어 놓은 곳이 바로 산사원. 배상면주가에서 운영하는 이곳에는 500백 여개의 항아리에서 술이 익혀가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멋진 정원이 있는 곳이다. 주변에 물이 부족하다고 내천(川) 자로 기둥을 만든 것도 독특하며, 밭전(田) 자 형태로 된 지붕은 자연스럽게 양지와 음지를 형성, 그것으로 인한 대류가 바람을 타고 술향 기를 품고 지나간다.


항아리 밭을 지나면 담양의 소쇄원을 모델로 만든 정자에 앉아볼 수도 있으며, 우곡 루라는 누각에 올라가면 멀리 경기 5대 악산의 운악산의 모습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건물 내에는 대한민국 전통주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 그리고 직접 막걸리를 빚 어보는 체험공간이 있으며, 지하에는 배상면주가에서 이제 막 빚은 신선한 막걸리와 약주 등을 시음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주변에는 산정호수, 백운계곡의 포천 이동갈비 등이 있다.


복순도가 양조장과 주막이라고 불리는 시음장
발효 건축을 담은 양조장 - 울산 복순도가

원조 스파클링 막걸리로 유명한 복순도가는 KTX 울산역에서 차로 10분 거리의 울주군에 있다. 양조장을 도착하면 멀리 해발 1000미터가 넘는 산맥들이 쭉 이어지는 영남 알프스를 바라보고 있다.


이 곳의 특징은 발효 건축이라는 것을 통해 커다란 양조장 자체가 숨을 쉴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 내부의 황토색 벽돌로 쌓은 벽에는 유리창을 통해 발효실을 바라볼 수도 있으며, 복도에 스피커 설치, 막걸리가 발효되는 소리도 들려주는 곳이다.

무엇보다 주막 형태로 만들어진 시음공간에는 복순도가 스파클링 막걸리는 물론, 화이트 와인스러운 약주에 진한 원액도 마셔볼 수 있다. 양조장에서 제공된 파라솔에서 영남 알프스를 바라보며 막걸리 한잔 해도 낭만이 느껴지며, 울주군의 명물인 언양 불고기를 즐겨보는 것도 매력 포인트라고 볼 수 있다.


우리 동네 어디나 있는 양조장

예전에 양조장은 동네마다 있던 마트 같은 곳이었다. 하지만 산업화의 물결과 소규모 제조라는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수많은 곳이 사라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100년의 세월을 넘어 이어가는 곳들이 있다. 여유가 된다면 우리 동네 양조장을 한번 찾아보는 것도 매력이 있다. 알고 보면 우리 동네 술을 만들고 파는 보물 같은 곳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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