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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욱 Dec 10. 2020

마오타이酒와 에르메스의 공통점은?

삼성전자에 육박하는 술 회사 '마오타이' 그 성공 요인은?

삼성전자에 육박하는 기업가치. 매출 규모는 겨우 5%


세계 주식 시장에는 진기한 회사가 하나 있다. 철옹성 같은 중국의 공상은행의 아성을 무너트리고, 코카콜라보다 높은 주가를 자랑하는 기업. 그것도 IT도, 바이오기업도 아닌 술 제조회사인 마오타이(茅台)다. 11월 23일 현재 마오타이의 시가 총액은 약 2조 2500위안. 우리 돈으로 약 380조 원으로 삼성전자의 438조 원에 육박한다. 시가총액 한국 2위 업체인 SK하이닉스에 5배 가까이 높은 가치이며, 현대 자동차의 10배에 육박한다. 술 하나로 전 세계 IT 시장의 최고 기업과 맞먹는 수준이다. 그런데 2019년도 매출액은 13조 원으로 삼성전자의 239조 원(2019년 기준) 5~6%밖에 되지 않는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 회사는 이렇게 가치가 높다고 평가받는 것일까?


2020년 12월 10일 기준 기업 가치(시가총액)


삼성전자 : 438조 원 

마오타이 : 385조 원*

코카콜라 : 248조 원

도요타 자동차 : 213조 원

SK하이닉스 : 84조 원(한국 2위)

현대 자동차 : 40조 원


중국 홍군이 국민당을 피해 도망 다닌 루트. 마오타이의 고향 귀주 지역에서 돌았던 것이 보인다. 결국 이 대장정과 함께 한 마오타이는 홍군의 쏘울 술로 등장하게 된다. 
마오타이가 유명해진 이유

마오타이라는 술은 중국 홍군에게 특별한 술이다. 바로 장계석의 국민당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며 무려 1만 5,000킬로미터에 달하는 대장정이라는 후퇴에 후퇴를 거듭했을 때, 구이저우 성 마오타이진이란 곳에서 홍군은 항복이냐, 전투냐,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점에 다가왔다. 군량미는 떨어지고, 부상병도 많아져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때마침 이곳에서는 좋은 수수로 빚는 증류주가 있었고, 이 술을 마시면서 다시 전투의 의지를 다짐하게 된다. 그러면서 이 술은 대장정의 기간 동안 치료제로 쓰이며 홍군의 쏘울 술로 자리 잡히고, 중국의 4대 명주, 8대 명주 등으로 선정되면서 국내에서 이름을 알리게 된다. 전 세계로 퍼진 것은 이 술을 계속 마오쩌둥 주석이 외국 수뇌부와 만찬 자리에서 홍보를 했고, 무엇보다 닉슨 대통령이 방중 했을 때, 저우런라이 총리와 만찬주로 쓰이면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리게 된다. 2018년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방중 했을 때, 2억 원짜리 마오타이가 등장해 화제를 끌기도 했다.


마오타이 대표 제품군. 리본이 없는 제품은 대중화된 제품이다. 이것이 마오타이의 미끼상품이 되기도 한다. 사진 위키피디아


마오타이 대표 제품인 비천 마오타이(飞天茅台)의 국내 가격은 약 40~50만 원. 중국 내에서는 25만 원 전후로 구입이 가능하다. 상당히 고가부터 시작하는 품목이다. 웬만한 고급 위스키보다 높은 가격이다. 


염가형으로 진입장벽을 낮춰라

그래서 마오타이는 2000년도 초반에 접근성을 좋게 한  염가형 제품을 출시했다. 마오타이 영빈주(迎宾酒), 마오타이 왕자주(王子酒)다. 마오타이 영빈주는 국내 마트 가격으로 4만 원 전후로 구입이 가능하며, 마오타이 왕자주는 11만 원 전후의 가격이다. 결과는 대성공. 고가의 제품에 차마 손을 대지 못했던 소비자는 마오타이 영빈주로 조금씩 시작, 소비자는 이내 다소 고가인 왕자주를 구입했고, 그리고 대표 제품인 비천 마오타이까지 손을 뻗게 되었다.


 

1억 원에 가까운 에르메스 버킨백. 


에르메스의 마케팅 포인트는?

이러한 마케팅을 펼친 곳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최고가 가격을 자랑하는 에르메스다. 1997년, 신라 호텔 및 갤러리라 명품관에 입점한 에르메스는 당시 너무도 높은 가격으로 엄두를 내기 쉽지 않았다. 이에 매출의 집중 포인트를 비교적 저가로 구매할 수 있는 스카프, 도금한 펜던트, 벨트, 시계 등으로 잡았다. 수천만 원짜리 제품을 아는 소비자는 수십만 원에 구입할 수 있는 액세서리에 만족해했지만, 이내 최고 제품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소비 심리로 이어지고, 이러한 것은 자연스럽게 인생 최대의 쇼핑 타임인 혼수 물품 목록에 1,000만 원이 넘는 초고가 백이 올라가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제품은 계속 가격을 올려 중고 가격이 떨어지지 않게 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즉 소장한다는 것만으로 재테크가 이어지게 한 것이다.


다양한 에르메스 스카프. 저렴한 것은 15만 원 짜리도 있다. 이렇게 진입장벽을 낮춤으로써 소비는 시작된다. 출처 https://www.hermes.com/


계속 가격이 오르는 마오타이. 제품으로 담보 대출받기도

흥미롭게도 마오타이의 가격도 계속 상승 중이다. 이것조차도 제고가 없어서 구하기가 지극히 어렵다. 이렇게 가격이 계속 올라가다 보니 중국에서는 마오타이 제품이 하나의 재테크 수단이 되고 있다. 이것을 가지고 있으면 언젠가 가격이 올라간다는 믿음이 중국 전체 내에 퍼져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오타이 제품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까지 해줬다. 자금난에 빠진 중국의 백화점에서  마오타이 제품 16만 병을 담보로, 2억 320000만 위안, 우리 돈으로 400억 원을  조달한 것이다. 담보물은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비천 마오타이로, 모두 16만 병이다. 현재 이 제품은 시장 소비자 가격이 병당 1499위안.  은행에서는 이보다 100위안 낮은 1399위안으로 계산해 담보로 잡았다. 일반적인 제품이라면 시간이 갈수록 가격은 낮아지게 마련. 하지만 이 마오타이만큼은 매년 100위안씩 오르고 있다. 제품 자체의 가치도 있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숙성이 되어 맛이 좋아진다고 평가하는 부분이 가장 큰 이유다.


회사에 재고 자산이 많을수록 주가에 긍정적 영향

실제로 마오타이의 경우 재고자산이 많아지면 오히려 주가에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래의 가치가 더욱 졌다는 것이다. 타 업체 들은 재고 자산이 너무 많으면 손실을 충당하라는 등에 회계 법인으로부터 압박을 받지만, 마오타이는 그 반대인 것이다. 지금까지의 상식을 깨는 회사다.


당기순이익이 매출의 45%가 넘는 마오타이

이 덕분에 마오타이의 당기 순이익은 45%가 넘는다. 100원을 팔면 직원 월급, 임대료, 은행 이자에 세금까지 다 내고도 45원이 남는다는 이야기다. 매출은 삼성전자의 5~6% 내외지만, 순수 이익만 본다면 훨씬 높아진다.

매출이 삼성전자의 25%만 따라가면, 총순이익이 역전이 된다.  이러한 기대감으로 마오타이의 주식은 고공행진을 하는 것이다.


물론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튤립 소동과 같은 일일 수 있다. 튤립에 대한 희소가치 및 투기가 진행되면서 한 뿌리에 약 2만 5천 달러, 지금 돈 3,000만 원에 달하는 거금까지 올라갔지만, 이내 거품은 사라졌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하나 있다. 시간을 필요로 하는 숙성 증류주는 좋은 제품이라는 것. 늘 빨리빨리, 싸게 싸게만 추구한 우리 주류업계에 던지는 의미 있는 이야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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