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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욱 Aug 20. 2021

코로나 4단계, 주류 시장의 변화 트렌드

환경, 레트로, 탄산, 내술 만들기,랜선 양조장 투어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방역지침 4단계가 지속하면서 술 시장에도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저녁 6시 이후로 3인 이상 집합 금지 등으로 외식에서 소비하는 술 시장이 급속도로 작아졌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제조사들은 다양한 기획 및 마케팅으로 돌파구를 마련 중이다. 이러한 노력 중 눈길을 끄는 것들을 모아봤다.


화요의 홈술, 캠핑 세트 화요 웰치
화요, 홈술, 캠핑 시장 아이템 확대 '화요 웰치' 출시

대한민국에는 크게 두 가지 소주가 있다. 하나는 원재료가 확실한 증류식 소주, 또 하나는 기성품 주정(알코올)에 물을 넣어 만든 희석식 소주다. 증류식 소주는 원재료가 확실하고, 국내 농산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 다만 이러한 증류식 소주 시장은 참치집, 일식집, 이자카야, 한식 주점 등 고급 요식업체에서 사용하는 빈도가 높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화요는 보다 집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을 기획하였고, 그것이 이번에 나온 화요 웰치다. 농심의 웰치 오렌지와 합께 협업한 세트로, 화요 25 375mL 1병과 웰치 오렌지 355mL 1캔, 칵테일 컵 1잔, 일러스트 스티커로 구성된 기획 세트다. 홈술은 물론, 차박, 캠핑, 휴양지 등에서도 이 제품 하나로 칵테일, 또는 하이볼을 만들 수 있다. 동봉된 칵테일 컵 역시 옥수수 전분을 이용한 생분해성 컵으로, 사용 후, 완전 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90년대 소주방에서 팔던 오이소주를 재현한 오이소주 '52C'
 '어이'가 아닌 '오이'가 없는 오이 소주 '52C'

90년 대 20대를 보낸 X세대에게는 추억의 소주가 몇 개 있다. 카페와 같은 소줏집 '소주방'에서 미팅, 소개팅, 그리고 데이트할 때 마셨던 칵테일 소주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레몬 소주, 요구르트 소주, 밀키스 소주 그리고 남성들에게 비교적 인기 많았던 오이 소주다. 그리고 이번에 이 오이 소주가 국내 최초로 완성품으로 등장했다. X세대 입장에서는 레트로, 또는 뉴트로한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해당 제품을 출시한 곳은 전남 장성의 청산녹수(대표 김진만). 전남대 미생물학과 김진만 교수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전통주 양조장으로, 증류주에 장성군의 취청 오이를 넣어 맛을 우려냈다. 이번 제품은 사내 공모전을 통해 기획되었다. 다양한 세대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을 만들자는 공모전이었고, 여기서 오이 소주가 선정된 것이다. 청산녹수의 송충성 이사는 4050대에게는 추억을, 2030에게는 새로움을 주기 위해 해당 제품을 개발하게 되었다며, 해당 제품을 통해 술이 단순히 취하는 것이 아닌 추억과 감성, 그리고 대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하였다.


이러한 제품이 나오게 된 것은 레트로, 뉴트로 제품이 80년대에서 90년대로 시프트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또 해당 제품은 비대면(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과천도가의 관악산 생막걸리와 과천미주. 모두 무감미료 프리미엄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제품 확대 '관악산 생막걸리'와 '과천미주'

지구에 대한 책임을 제품에 담고, 지역 주민과 동고동락한다는 포부를 가진 양조장이 등장했다. 관악산과 우면산 사이에 자리잡은 '과천도가'가 그 주인공이다. 서형원 대표 및 경영진이 환경 운동가 출신으로  6년 전에 과천에 우리술 전문점 별주막을 열 때부터 막걸리를 통한 동네 알리기를 꿈꿔왔던 인물이다


이곳의 제품은 주력 제품은 '관악산 생막걸리'와 맑은 탁주인 '과천미주'. 올해 6월에 첫 출시된 제품으로 모두 무(無)인공감미료에 우리 쌀로만 빚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쌀 본연의 맛을 잘 표혔했다는 평이다. 대표가 환경운동가 출신인 만큼 해당 제품은 보다 환경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물에 넣으면 분리되는 '수분리 라벨'을 사용하거나, 라벨을 최소화했다. 또 유리병 제품인 '과천미주'의 경우 유리병을 세제용기로 재활용할 수 있는 펌프 등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제는 전통주도 환경을 생각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무감미료 스파클링 막걸리 '서울'
무감미료 스파클링 막걸리 제품 시장 확대

수많은 스타 양조장을 배출한 방배동의 가양주 연구소(소장 류인수)에서 운영하는 '서울 양조장'에서 무감미료 스파클링 막걸리 '스파클링 막걸리 서울'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지난 2월 출시된 '막걸리 서울'의 스파클링 버전으로 김제 찹쌀과 보은 맵쌀이 주원료이며, 순수 우리 쌀로 직접 띄운 설화 곡으로 만든 제품이다. 다섯 번에 걸쳐 빚는 오양주 방식을 도입했으며, 알코올 도수 7.5도로 직접 띄운 누룩만을 이용한 크래프트 막걸리다. 


마시는 방법이 있는데 병을 거꾸로 세우고 바닥 침전물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흔들기. 그리고 하루 동안 냉장고(10도 이하)에 세워서 넣어두기, 뚜껑을 천천히 여닫아 탄산 소리와 고운 구름 섞이는 모습을 즐기기 등이다. 현재 탄산음료 및 주류 시장은 꾸준히 성장 중이며, 더불어 샴페인, 하이볼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김수미의 막걸리 '수걸리'
셀럽들의 '내 술 만들기' 시장 확대

주류업체들끼리 OEM이 가능해지고, 주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자신의 브랜드를 활용한 셀럽들의 주류 시장 진출도 늘고 있다. 청주의 조은술 세종과 협업한 김수미 씨의 '수걸리' 및 박재범 씨도 소주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미 외국에는 널리 퍼진 비즈니스 모델로 할리우드 원조 미남 조지 클루니, 미국판 마동석이라고 불리는 드웨인 존슨, 코로 여신 드류 베리모어와 가장 섹시한 배우 3위인 라이언 레이놀즈까지 이러한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참고로 이러한 제품은 요식업 대상으로 판매하는 것이 아닌 편의점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실례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질수록 편의점의 주류 매출은 늘어난다. 코로나 시대의 변화된 주류 시장의 위너라고 볼 수 있다. 


랜선 양조장 투어를 진행하는 복순도가.
콘텐츠 마케팅으로 이어지는 랜선 양조장 탐방

샴페인 막걸리의 원조라고 불리는 복순도가는 지난 7월 말에 일본 JAL항공 VIP 대상으로 랜선 투어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의 색다른 관광 상품을 찾는 바이어 대상으로 진행된 행사로 해당 투어는 줌(ZOOM)을 이용해 진행됐다. 울주군의 아름다운 영남 알프스 자락에 있는 복순도가는 주변에 멋진 명소와 사적, 맛집과 멋진 카페도 많아 양조장 방문객이 지속적으로 증가, 울주군의 아이콘이 되어가는 곳이다. 샴페인 막걸리라는 별명답게 MZ세대들은 물론 최근 4050 세대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김민규 대표는 최근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방문객을 최소화하여 받고 있는 가운데 해외 방문객의 문의가 증가, 이렇게 랜선으로 투어를 진행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랜선 양조장 탐방은 단순히 탐방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녹화하며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중요한 영상 콘텐츠가 생긴다는 것. 마케팅 성공 여부는 양질의 콘텐츠가 좌우하는 만큼, 이러한 모습은 주류 시장에 부가가치를 높이고, 전통주의 격을 올리는데 매주 중요한 포인트라고 본다.  


외식업체, 브레이크 타임 폐지 늘어나. 근본 해결은 되지 않아

외식업체들의 경우 6시 이후로 3인 이상 금지가 지속되자 해당 시간 이후에는 손님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외식업체들은 그래도 버텨보고자 브레이크 타임을 폐지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일반적인 브레이크 타임은 3시부터 5시 정도. 하지만, 이것은 6시 이후 방문할 고객을 위한 준비 타임. 6시 이후에 고객이 없다면 브레이크 타임이 의미가 없어진다. 그렇다고 줄어든 매출이 해결되는 수준은 아니다. 조금이라도 버티기 위해 선택한 궁여지책 중 하나다. 코로나로 매출이 떨어진 외식업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참고로 주류 시장은 꾸준히 프리미엄, 가치 소비, 뉴트로, 레트로, 소확생, 워라벨 시장으로 발전해 왔다.

이번 내용은 이러한 배경 가운데 더욱 변화하는 모습을 정리해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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