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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욱 Feb 15. 2022

달지 않은 술, 왜 드라이(Dry)하다고 표현할까?

알고 보면 흥미로운 맛 표현의 세계

와인 소믈리에나 주류 전문가들이 달지 않은 술을 마시면 꼭 하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맛이 드라이(Dry)하다는 것. 주로 스위트(Sweet)하다는 말의 반대어로 쓰이는 단어인데, 하필이면 그 많은 단어 중에서 드라이(Dry)가 스위트(Sweet)의 반대말이 되었을까?


달지 않은 술을 드라이라고 표현한다면, 달콤한 술은 '습하다'라는 '휴미드(humid) '등을 써야 하는 것이 맞는데 이런 식의 표현은 없다는 것이다.


술에 있어서 '드라이 or 스위트'라는 것은 입 속에 남은 당분의 점도를 뜻한다. 중요한 것은 고체가 아닌 '액체 상태'의 당분이라는 것. '스위트(Sweet)'한 술은 마시고 나면 입속에 당분이 그대로 남는다. 그런데 질감에서 당분의 점도가 강하게 느껴진다. 끈적끈적한 스티키(sticky)함이 그대로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당분은 점성을 가진 액상으로 입 속에 있는 것이고, 그래서 입안에 달콤한 수분을 오랫동안 느낄 수 있다.


맥주로 유명한 드라이 계열 술은 아사히 슈퍼 드라이 등이며, 우리 전통주에 있어서는 복순도가 퍼 드라이가 있다.

또 송명섭 막걸리 역시 드라이한 막걸리로 알려져 있다. 모두 단 맛이 적은 술이다.


'드라이(Dry)'한 술은 그 반대다. 즉 입속에 당분이 적은 상태다. 점도가 낮아 촉촉한 당분이 적은 상태, 그렇다 보니 입속이 말라 있는 상태. 여기서 '드라이(Dry)'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즉, '드라이(Dry)'하다는 뜻은 입속의 당분이 말라있다는 의미다.


생각해 보면 설탕이나 엿, 사탕 등을 직접 입에 넣지 않는 이상 당분을 고체로 섭취하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액체 상태로 당분을 섭취할 일이 훨씬 많은 셈. 그래서 술에 있어서 '스위트(Sweet)'의 반대는 '드라이(Dry)'라는 것에 일리가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애주가 분들은 차가운 소주를 드시고 '깔끔하다'라고 많이 표현하는데, '드라이(Dry)'와 유사한 느낌도 충분히 있어 보인다. 차갑게 마시면 단 맛도 덜 느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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