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의 대명사인 카피라잇이 하나 있다. '깨끗해요', 그리고 '순수해요'라는 내용. 일반 소주의 경우 연속식 증류기라는 거대한 기계를 사용, 원료에서 나오는 향미 물질을 거의 완벽하게 제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알코올 냄새 이외에는 무색, 무취에 가깝다.
그래서 이렇게 공장에서 나온 식용 알코올(주정)에 물을 넣어 도수를 낮춰서 출시를 한다. 그렇다면 소주에는 정말로 물과 알코올만 들어가는 것일까? 순수해요, 깨끗해요란 말은 맞는 것일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소주에는 다양한 조미료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조미료가 들어갈까?
그 다음에 쌀증류주가 들어가기도 하는데(처음처럼, 진로이즈백 등), 쌀 증류주를 베이스로 넣었다는 것이 아닌 풍미과 식감을 맞추기 위해 넣었다는 것이 타당하다. 즉 조미료의 개념으로 보는 것이 맞다. 그렇다면 나머지는? 아래 정리해 본다.
일단 과당이 많이 들어간다.
과당은 과일에서 가장 많이 있는 단맛이다. 그래서 과일의 당인 과당이라고 불린다. 칼로리는 g당 4칼로리. 포도당과 같다. 그런데 단 맛이 설탕에 비해 훨씬 높다. 약 1.7배. 단맛은 강하고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그래서 콜라, 주스 등에 많이 사용된다. 과당은 당류 중 감미가 가장 강하다. 하지만 열을 가하면 구조가 파괴되기 때문에 단맛이 1/3로 떨어진다. 다만 이당류인 설탕에 비해 분자가 작고 단순하기 때문에 깔끔한 맛이 나서 덜 질린다. 그래서 가장 대표적인 감미료로 많이 사용된다.
설탕보다 300배 단맛을 가진 효소처리스테비아
스테비아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풀의 이름이다. 수용성이며, 같은 중량의 설탕보다 300배에서 900배의 단맛을 내는 스테비오사이드를 품고 있다. 그리고 이 스테비오사이드는 몸에 흡수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쓴 맛이 난다는 것. 그런데 이것을 효소 처리를 통해 없앨 수 있다. 그것이 바로 효소처리 스테비아다. 즉, 효소처리를 통해 설탕보다 300배 이상의 단맛을 내는 성분이라고 보면 된다. 산과 열 등에 안정적인 것도 특징이다. 플레이크상 또는 액체로서 냄새가 없거나 약간의 특유한 냄새가 있으며 청량한 감미가 있다.
칼로리가 지극히 적은 감미료 에리스리톨
칼로리가 지극히 적은 감미료다. 체내에서 약 10% 정도만 흡수되고, 단맛은 설탕의 70% 수준이다.
달달한 맛에도 열량은 1 g 당 0.2㎉ 밖에 되지 않는다.
참고로
-설탕은 g당 4 칼로리
-자일리톨은 g당 2.4 칼로리
-에리스리톨은 g당 0.24 칼로리
에리스리톨은 설탕의 6% 정도의 칼로리에 불과하며 당도는 70%까지고 가는 것이다.
감미료의 끝판왕 토마틴
토마틴은 설탕의 2000배나 단 맛이 나는 감미료다. 서아프리카 열대우림의 자생식물 카템페에서 추출한 감미료로 1kg당 가격이 무려 2000만 원. 다른 감미료와 비교하여 뒷맛이 쓰거나 불쾌한 맛이 적은 개운한 맛이다. 설탕에 비해 단맛을 늦게 느끼나 지속시간은 길다. 무엇보다 열에 안정적이다.
다른 감미료와 비교하여 뒷맛이 쓰거나 불쾌한 맛 등이 없고 개운한 감미를 가진다. 설탕에 비해 단맛을 늦게 느끼나 지속시간은 길다. 열에 매우 안정하며 산성 조건에서 분리, 침전, 백탁 등이 일어나지 않는다.
비싼 이유가 있다.
발효와 증류의 기술보다는 감미와 조미의 기술
결국 소주 기술은 발효와 증류의 기술보다는 감미와 조미의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해당 조미료를 모두 넣어 조화(?)를 이루며 만들기 때문이다. 물론 식용 알코올인 주정을 만드는 기술은 한국이 대단한 위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모두를 유사하게 만드는 이 기술은 기술 자체로 훌륭할 수 있으나 맛과 향으로 감동시키지는 어렵다. 물론 덕분에 싸게 마실 수 있는 부분은 있다. 이 부분은 인정을 한다. 모두 식약처가 인정한 합법적인 조미료다.
현재 초록색병으로 대표되는 희석식 소주의 시장은 약 99%, 나머지가 이른바 안동소주 및 문배주 등의 증류식 소주다. 소주 시장이 보다 다양성의 균형이 맞았으면 좋겠다. 저렴한 것도 좋지만, 다양하게 고를 수 있는 옵션이 풍부한 시장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