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을 걸다

by 숨치

수련을 할수록

머리가 가득 차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상기는 아니었다.

단전이 탄탄하게 잡혀있었기에 그런 걱정은 없었다.

이상하게 수련할 때만 그 현상이 생겼다.


원인을 찾고 또 찾았다.


내면의 세계를 본다고 집중하면서

기운쏠림이 습관화되어 버린 것이었다.

수련을 할 때면 그 현상이 반복되었다.


혈자리를 풀어주거나

내 몸에 직접 침을 찔러놓기도 했다.

그 자리가 까맣게 될 정도로.


하지만 임시방편일 뿐

시작과 동시에 머리는 기운으로 가득 찼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아내와 가족은 모두 중국에 거주 중이었다.

홀로 방 안에 앉았다.

또다시 같은 현상이 반복되었다.


속에서 화가 치밀었다.


'어디까지 가나 보자.'


끝을 보겠다고 마음먹고 수련에 들어갔다.




머리에 올라오는 압력은 상상을 뛰어넘었다.

두려움도 밀려왔다.


머리에 점점 차오르던 압력은 더욱 강해졌고

결국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머리가 터질 듯한 압력감.

한계에 다다랐다.


결국 터지는구나.

여기까지인가...


머리를 뚫고 나오려는 듯

강하게 반복적으로 밀어내던 압력은

이제는 한계를 넘어가는 느낌이었다.


그러던 찰나

머리끝이 잠깐 가벼워지나 싶더니


그대로 물 빠지듯

발바닥 끝까지 내려가 버렸다.

1, 2초 동안 벌어진 일이다.


갑작스러운 허무함.

몸에서 느껴지는 가벼움.

그 후에 찾아온 고요함.


내가 한 것이라고는

모든 걸 내려놓고


아니 체념하고

몸에 맡겨버린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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