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을 기다리다

by 숨치

간밤의 휘몰아친 시간이 지나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다음날 아침

몸은 가벼웠다.


서둘러 출근을 준비했다.

몸은 서서히 움직이고 있었지만

생각은 앞서 가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다시 내려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지하철 플랫폼에 서 있는 동안

어젯밤 일이 다시 떠올랐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

몸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


지하철이 플랫폼에 들어올 무렵


내 머릿속에는

새로운 지도법이 움직이고 있었다.


관여하지 않는 지도법.


그 시작은

자기 몸을 믿어주는 것.


도장까지 지하철로 이동하는 동안

생각은 점차 확장되었다.





행공이 끝났다.


호흡수련에 들어갈 무렵

도반들에게 말했다.


“호흡은 그냥 편하게 하세요.

조절하려 하시지 마시고

몸에서 일어나는 대로 두시면 됩니다.”


잠시 후

누워있는 도반들의 호흡을 살폈다.


대부분 가슴으로 숨을 쉬고 있었다.

행공을 마친 직후여서 그랬을 것이다.


시간이 조금 흐르자

호흡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조금씩 안정되는 호흡들.

그리고 시간이 더 흐르자

공통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대부분 호흡이 명치까지 내려왔다.


그 상태를 보면 모두 이완이 되어있고

수면상태로 들어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의식은 깨어 있지만

몸은 휴식상태에 들어간 것이다.


이때의 호흡은

의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곁에서 보기에는

명치에서 호흡이 시작되는 느낌이었다.


그냥 의도하지 말고

편하게 누워 있으라는 말 한마디로

도반들의 호흡은 달라졌다.




본수련 40분.

그 시간이 결코 짧지는 않다.


전에는 누워있는 게 힘들어서

뒤척이던 도반들도 제법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들

편하게 누워서 쉬는 느낌이었다.


수련이 끝날 때까지

움직이는 도반은 없었다.


지금까지

호흡을 안정시키기 위해

답을 찾았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도반들의 호흡은 명치까지

어떤 이는 그 아래까지 자연스럽게 내려왔다.


마치 밀물이 들어와

바닷가에 있던 배가

물 위에 저절로 뜨는 것처럼.


이제는 그 배를

어떻게 깊은 바다까지 이끌어갈 것인가.


그것이 숙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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