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이 시작되고
넓은 공간에는 오로지 물소리만이 흘렀다.
간간히 사람들의 숨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한 사람씩 살폈다.
그때였다.
뭔가 이상했다.
여느 때와 다른 위화감이 직감처럼 스쳤다.
자리를 옮겨 한 사람 앞에 멈춰 섰다.
누워서 숨 쉬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제 막 수련을 시작한 사람의 숨이
자연스럽게 윗배까지 내려가고 있었다.
이미 깊이 이완된 상태처럼 보였다.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내가 한 건 아무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된 거지?’
2009년 당시
나는 1년에 한두 달씩
3년째 독일에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날은 라인팔트주에 있는 작은 와인마을
노이슈타트에서 지도하다 그 현상을 목격했던 것이다.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때까지 내가 알기로는
호흡을 안정시켜서
숨이 잘 내려가면
아랫배에 기운이 모여서
단전이 만들어진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 막
수련을 처음 경험한 사람에게서
이런 반응이 나타나는 것은 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의문을 안은 채 나는 귀국했다.
벌써 15년 이상 지난 일이라,
그때의 상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참가자의 호흡만큼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데
호흡만 기억나는 것이다.
그때는 아직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