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의 연습

같은 공간, 다른 마음도 함께

by soom lumi

감정이 같지 않으면, 멀어졌다고 생각했다


감정이 다르면 마음도 멀어졌다고 믿었다.

“나 지금 이렇게 아픈데, 왜 아무렇지 않지?”

같은 공간 안에 있는데도,

혼자인 것처럼 느껴졌다.


서운함, 소외감, 단절감.

모두 감정의 불일치에서 자라났다.


그런데 이제는 안다.

감정이 같지 않아도, 우린 함께일 수 있다는 걸.

공존이란, 같은 감정을 느끼는 게 아니라

서로의 감정을 ‘허락하는’ 것이라는 걸.



공존은 설득이 아니라 머무름이다


공존의 연습은 설득으로 시작되지 않는다.

“네가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알겠어”

“나는 다르게 느꼈지만, 그 감정을 지켜볼게”


이 말들 사이에서

우리는 조금씩 따로, 그러나 나란히 살아간다.


같은 방 안에서

누군가는 눈물 흘리고,

누군가는 조용히 음악을 듣고,

누군가는 말없이 창밖을 본다.


그 마음들이 충돌하지 않고,

그저 각자의 자리를 지켜주는 것.

그게 공존이다.



결국, 공존은 나와의 연습이기도 했다


어쩌면 더 본질적인 공존은,

타인과의 연습이 아니라

나 자신과의 공존이었다.

눈물 흘리는 나와, 아무렇지 않은 나

용서하고 싶은 나와, 아직 분노하는 나

다정한 말 뒤에 숨어버린, 상처 입은 나


이 모든 나를 한 방 안에 앉히고,

그저 바라보는 연습.

말없이 머무는 연습.


나는 조금씩

나와도, 너와도

같은 공간 안에 있을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결국, 같은 공간 안의 우주들


사람마다 마음의 온도는 다르다.

반응의 속도도, 표현의 방식도, 감정의 높낮이도.


그 다름을 보며 예전엔 서운해했고,

지금은 조금 웃을 수 있다.


감정이 다르다는 건

단절이 아니라 우주가 다른 것뿐이니까.


같은 공간 안에서

다른 별빛이 머무는 것일 뿐이니까.



그래서 이제는


나는 울고,

너는 웃어도,

우린 같은 방 안에 머무를 수 있다.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서로의 감정이 같지 않아도

곁에 있는 것만으로 충분한,


그런 연습을

오늘도 조용히 하고 있다.


감정이 같지 않아도 괜찮아.

우리는 함께였다.

같은 공간, 다른 마음도 함께였다.


공존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같은 방, 다른 마음

같은 방 안이었다.
나는 울고,
너는 웃었고.

나는 조용히 가라앉고 있었고
너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걸어 나갔다.

그땐 몰랐다.
우리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이
이미 충분한 공존이라는 걸.

감정이 같지 않아도
우리는 함께 있었다는 걸.
그 방은 우리 둘을
조용히 안고 있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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