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시간을 돌아보면,
우리는 단 한 번도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던 적이 없다.
슬픔은 우리를 깊어지게 했고,
기쁨은 잠시 빛을 비췄으며,
상실은 마음의 윤곽을 만들었다.
그리고 회복은 우리가 다시 길을 찾도록 도와주었다.
1. 잃어버린 자리에서 시작된 삶
안전하다고 느낄 수 없는 집에서 자라났다.
아버지의 폭력, 무너져 가는 가족,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까
어린 마음으로 감당하기에는 벅찬 현실 속에서
늘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를 묻곤 했다.
그 질문은 긴 시간 동안
안에서 지워지지 않는 그림자처럼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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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누군가에게서 답을 찾고 싶었지만
버티며 지내던 시절,
곳곳에서 답을 찾았다.
사람들에게서, 관계에서, 종교에서,
여러 도피처 속들에서.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상처를 완전히 설명해줄 해답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때는 몰랐다.
그 질문의 방향이
애초에 밖을 향해 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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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무너짐이 데려간 곳
어떤 시기에는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어둠이 깊어졌다.
잠을 자는 것이 도망처럼 느껴졌고,
깨어 있는 순간마다
존재가 흔들리는 것만 같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무너짐이 나를 다시 나에게 데려왔다.
고통에서 도망치지 못할 때
인간은 자기 자신의 내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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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결국 답은 나 자신이었다
오래 걸렸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해했다.
애타게 바깥에서 찾던 해답은
언제나, 이미 내 안에 있었다.
살고 싶었던 마음이,
살아내려는 마음으로 바뀌던 그 시점부터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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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상처는 약하게 만들지 않았다
상처는 나를 부숴놓았지만,
그 부서짐은
더 깊어지는 통로가 되었다.
그 고통 덕분에
누군가의 불안을 알아보게 되었고,
누군가의 어둠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고,
누군가를 향해 조용히 손을 내밀 수 있게 되었다.
상처는 나를 잃게 만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만나게 해준 시작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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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 글은 살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는 다시 숨을 배운 사람의 기록이고,
다시 사랑하고 싶은 사람의 기록이며,
여전히 흔들리지만 여전히 살아 있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다.
우리는 지금 모두 달라지고 있다.
아픈 이유는
무너져서가 아니라
달라지려고 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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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마지막으로, 당신에게
당신이 이 글을 읽으며
조금 덜 외롭고,
조금 덜 무너지고,
조금 더 살아 있다고 느끼길 바란다.
살아 있다는 건
빛과 그림자를 함께 겪는 일이며,
그 모든 과정이 결국
당신의 존재를 더 선명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나는 살아 있다.
당신도 살아 있다.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살아낼 것이다.
당신의 숨결에 조용히 닿기를 바라며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이
우리를 살리고 있다.
우리를 살아 있게 만든다.
우리를 다시 앞으로 데려간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도 한 번 더 살아낸다.
아주 작은 숨 하나로.
그래서, 오늘도 숨은 잘 쉬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