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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빛에 담은 다짐, 제주의 아침을 걷다

by 겨울집

바쁘게 지낸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하기 위한 특별한 이벤트로 우리는 새해 첫날의 태양을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 새해를 맞이한다는 것은 묵은해와 이별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새해의 태양은 매일 바라보던 태양과 다를 것 없지만, 그 빛은 마치 새로운 여정이 시작될 준비가 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와 같다. 어둠을 헤치고 수평선 위로 떠오르며 세상을 붉게 물들이는 일출의 설렘은 누구에게나 선명한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온다. 새해의 첫 태양은 어제보다 더 나은 나를 꿈꾸는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붉은 태양이 세상을 채우는 빛 아래에서 어느새 마음이 따뜻해지고 앞으로의 하루하루가 기대된다.



새해 첫 태양 아래, 새로운 시작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함께 일출을 즐기기 위한 계획을 세워보자. 어디에 서 있든, 당신이 있는 자리에서 바라보는 태양은 충분히 아름답다. 빛이 밝아오는 하늘 아래서 태양을 기다리며 나눴던 대화들은 행복하고도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성산일출봉의 강렬함, 한라산의 웅장함, 섭지코지의 잔잔한 태양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새해를 시작하게 할 것이다.

일출은 높고 웅장한 산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동네의 작은 오름, 한적한 바닷가, 혹은 익숙한 집 마 당에서도 새해는 똑같이 시작된다. 새해는 자연스레 떠오르는 태양처럼 우리가 그대로의 모습으로 시작해도 된다는 용기를 준다. 크고 화려한 결심이 아니라 작은 변화와 다짐만으로도 우리의 삶은 빛날 것이다.


일출과 함께 걷기 좋은 곳


새해 첫날 사람들은 저마다 새로운 결심을 한다. 목표나 정상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일출과 함께 걸으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보아도 좋겠다. 특히 해안선을 따라 걷는 섭지코지에서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어둠을 걷으며 떠오르는 태양을 마주할 수 있다. 성산일출봉 정상도 좋지만 둘레길을 걸으면 드넓은 초원과 잔잔한 파도가 어우러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사색하면서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제주의 수많은 작은 오름을 걸어도 좋다. 집에서 가까운 작은 오름만 걸어 올라가도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평야와 일출이 어우러진 풍경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제주 자연 속에서 새해 다짐하기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저마다 새로운 결심을 한다. 목표나 정상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걸으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 보아도 좋겠다. 마음의 소음을 덜어내고 새소리와 바람 소리, 땅을 밟는 단단한 걸음을 느끼며 새해를 맞이할 수 있다.


“새해의 첫걸음, 새벽의 약속”_성산일출봉

어두운 새벽, 차가운 바람을 뚫고 성산일출봉을 오른다. 낮은 곳에서 보았을 땐 그저 커다란 언덕 같았지만, 오르다 보면 숨이 가빠지고 마음이 흔들린다. 정상에 도착했을 때, 어둠을 뚫고 떠오르는 붉은 태양은 그 어떤 단어로도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준다. 그 순간, 올해는 매일 조금씩 더 나아지는 내가 되겠다고 다짐한다. 비록 한 번의 큰 변화는 아닐지라도, 작은 발걸음들이 모여 언젠가는 찬란한 해처럼 빛날 것임을 믿는다.


“정상에 오를 때까지”_한라산

한라산의 눈 덮인 등산로를 따라 걸어가노라면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다. 길은 쉽지 않다. 발목까지 빠지는 눈, 차가운 공기, 그만 올라갈까 그냥 내려갈까 하는 흔들림.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은 백록담 정상에 서는 순간 보람으로 바뀐다. 정상에서 바라본 세상은 투명하고 청량하다. 올 한 해는 이 산을 오르듯, 힘들고 멀게 느껴지는 목표라도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가기로 다짐한다. 인내심과 끈기를 가지고 끝까지 올라갈 때, 내가 서 있는 자리가 얼마나 특별한 곳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고요 속의 나를 발견하다”_섭지코지

섭지코지를 걷는다. 잔잔한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가 온몸을 감싸고, 넓게 펼쳐진 바다를 보며 문득 내 삶의 속도를 돌아본다. 너무 빠르게 달려온 건 아닐까? 멈추어 쉬는 것도 나를 위한 일이란 걸 느낀다. 새해에는 앞만 보고 달리지 않고, 잠시 멈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한다. 바다처럼 깊고 고요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한 해를 꿈꾼다.


“작은 별빛의 꿈”_아부오름

별들이 가득한 밤, 아부오름에 오른다. 높이가 낮아 정상까지 뛰어올라갈 수 있을 정도의 오름이다. 차가운 밤공기 속에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 보니 작은 별 하나하나가 선명하게 빛난다. “이 작은 빛도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데, 나도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매일 조금씩 꾸준히 노력하며, 내 꿈이 별처럼 빛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어둠 속에서 더 빛나는 나를 기대하며 새해의 각오를 다진다.


“숲의 속도로”_삼다수

숲길 푸르른 삼다수 숲길을 걷는다. 차가운 겨울에도 생기를 잃지 않는 나무들은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며 자라고 있다. 숲처럼 조바심을 버리고, 서두르지 않으며 한 걸음씩 나만의 속도를 지키며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숲길에 새긴다.


올해는 더 여유롭고 차분하게, 중요한 일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삶의 여백을 소중히 여겨보자.

여유 속에서 진정한 나를 찾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 일출 감상 전 준비할 것

새벽 기온이 매우 낮으므로 방한용품과 편안한 신발은 필수이다. 간단한 간식과 따뜻한 음료를 챙기면 체온 유지에 도움이 된다. 추운 날씨에는 스마트폰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기 때문에 보조배터리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 [제주대학병원보] 2024년 겨울호 게재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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